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함경북도 수해지역 어린이와 산모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자금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함경북도 수해지역 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5백만 달러가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최근 발표한 ‘북한 수해 복구 보고서’에서 지난 8월 말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홍수로 4만 5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취약계층의 영양실조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깨끗한 물이나 식량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수천여 명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6천여 명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품을 지원했으며, 9만1천여 명에게 물 정화 알약 (식수정화제), 겨울옷 3만벌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8월 홍수로 집과 살림살이 등 모든 것을 잃었다는 최운심 씨는 4살 된 아들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아팠지만, 유니세프의 지원으로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아들 민송주 군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앓았지만, 진료소에서 제공해 준 '플럼피 너트' 영양식과 필수 영양소를 5주 동안 꾸준히 섭취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럼피 너트'는 땅콩과 설탕, 분유, 비타민과 무기질을 섞어 만든 영양식으로 조리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유니세프는 또 임산부 1만1천여 명을 위해 북한 당국과 함께 임시 진료소를 설립하고 출산 전 관리에서부터 출산, 면역 관리 서비스를 지원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수재민들의 삶이 정상을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과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조정관실도 최근 발표한 함경북도 수해 복구 상황 보고서에서 급성, 만성 영양 부족을 겪는 5세 미만 어린이 수가 여전히 많고, 임산부와 수유모의 영양 상태도 나쁘다며 보건 분야에 대한 추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임산부와 수유모들의 얼굴이 매우 창백하고 아파 보였다며, 산모를 대상으로 한 영양관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또 새로 지은 의료시설에 어린이 영양실조 관리를 위한 장비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현지 의료인들의 이해도 부족해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예방접종 백신을 제대로 보관,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내년에도 북한 6개 수해 지역에 지속적으로 필수 의약품과 급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가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취약계층에 충분한 식량과 바로 먹을 수 있는 치료용 음식, 미량영양소 등이 지원돼야 하며 현지 의료진에게 영양실조 관리를 위한 교육도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