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북한으로부터 아직 올해 농작물 수확량 조사를 위한 공식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은 작황 조사를 위해서는 지금쯤 요청을 받아야 한다며, 3년째 무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정확한 농작물 상태와 생산성, 수확량 등을 조사하기 위한 유엔의 북한 내 수확량 조사가 3년째 무산될 전망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세계정보, 조기경보국 GIEWS’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까지 북한으로부터 올해 작황 조사를 위한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As of today, we have not receive any request yet from official from North Korea. Usually the request for mission come in this period…. ”
올해 작황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지금쯤은 요청을 받아야 했지만 아직 아무런 요청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북한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일반적으로 유엔의 작황 조사는 추수 시기나 본격적인 추수 직전에 실시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We normally go to the country during the harvest time of main season and the harvest time in the regions starts end of September and onwards….”
올해의 경우 9월 말에서 10월 초가 적기라는 설명입니다.
유엔에 따르면 실사단을 구성해 방북 준비를 완료하기까지는 3~4주가 걸립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도 16일 ‘VOA’에 옥수수 (강냉이)의 경우 9월 초부터 수확이 시작된다며, 지금쯤은 유엔이 북한으로부터 작황 조사를 위한 공식 요청을 받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동북아연구원장] “지금쯤은 한다 안 한다가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 때가 됐는데, 왜냐하면 옥수수 수확이 9월 이거든요. 그러면 조사단이 9월 중순 이후에 들어가죠, 보통.”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995년부터 세계식량계획 WFP와 함께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실사단의 작황 조사는 표본으로 선정된 지역에서 북한 관리들과 협동농장 관계자들을 만나고, 수확 또는 재배 중인 곡식을 점검해 수확량과 식량 부족분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또 세계식량계획은 식량 사정이 취약한 지역을 선정해 병원과 개별 가구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식량 섭취량과 확보 경로, 영양 상태 등을 파악합니다.
북한 내 작황 조사는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2014년과 지난해는 북한당국의 요청이 없어 무산됐습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 당국이 2014년 이후부터는 자체적으로 작황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식량농업기구에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We had meeting with officials from North Korean. They informed us that from 2014, they will conduct their own crop harvest assessment…. ”
자체 기술을 이용해 조사를 하고 결과를 식량농업기구에 알려주겠다고 설명했다는 겁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북한이 제공하는 자료와 식량농업기구가 인공위성을 통해 자체 분석하는 자료 만으로 어느 정도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을 추정할 수 있지만, 작황 조사 없이 주민들의 식량 사정을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코슬렛 담당관은 올해 실사단을 파견하려면 늦어도 이달 말에서 9월 초까지는 요청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