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브라질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호세프 대통령은 경제를 악화시키고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탄핵 위기에 처했는데요. 현재 직무 정지 상태에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브라질 대통령 탄핵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절차를 비교해보고요. 그 사례도 알아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브라질의 탄핵 절차"
브라질의 탄핵은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징계하기 곤란한 고위 공무원, 그러니까 대통령이나 행정부 각 부처의 수장인 장관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을 의회가 소추해 파면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먼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 상정되면 가결 요건인 3분의 2, 즉 513석 가운데 342석을 넘어야 상원의 투표로 넘어가게 되어 있는데요. 하원의 탄핵 표결은 의원 한 명 한 명이 발언과 함께 입장 밝히는 식으로 진행돼 사실상 기명 투표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상원에서 탄핵 소추 심사 표결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표결 개시 여부는 단순 과반의 찬성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상원의 탄핵 절차는 심의, 토론 절차를 거쳐 탄핵안을 표결에 부치게 되는데요,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 즉 54명 이상이 찬성해야만 탄핵안이 최종 가결됩니다.
[녹취: 칼레이루스 브라질 상원의장]
지난 12일, 헤난 칼레이루스 상원의장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는 내용 들어보셨는데요. 이렇게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은 최대 180일간 직무정지명령이 내려지고 탄핵을 위한 재판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상원 탄핵 심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확정되고요. 그러면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올라서 호세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됩니다.
“미국의 탄핵 절차”
미국 헌법은 제1조 2항과 3항에 공무원에 대한 의회의 탄핵권을, 2조 4항에 탄핵 대상과 그 사유를 명시하고 있는데요, 탄핵 대상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비롯해 모든 연방 공직자가 포함되지만,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은 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탄핵 사유로는 ‘반역, 뇌물 수수 또는 기타 중범죄와 비행’을 들고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탄핵안 발의의 고유 권한을 하원에 부여하고 있는데요, 특정 사건에 대해 한시적으로 수사의 권한을 부여 받은 특별 검사에 의해 탄핵 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탄핵이 제기되면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우선 탄핵 조사를 시작할지 논의하고, 의견이 모아지면 하원 재적 의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조사에 착수하게 됩니다. 또 하원에서는 의원 과반수가 동의해야 탄핵 발의 요건이 성립됩니다.
하원에서 탄핵이 발의되면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연방 대법원장의 주도 아래 심리를 진행하고 이후 공개 실명 투표를 통해 가결 여부를 가리게 됩니다. 상원에서 탄핵이 가결되려면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찬성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 사례”
미국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암살 당한 후 1865년 대통령직을 승계한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최초로 탄핵 소추를 받았는데요, 1868년 남북전쟁 후 자신의 남북 화해 정책을 거부한 전쟁부 장관 에드윈 스탠턴을 해임하고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사령관을 지낸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을 임명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상원의 동의 없이는 공무원을 파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무원 임기법’을 어긴 것이어서 존슨 대통령은 ‘국방장관 부당 해임과 의회 모독’ 혐의로 탄핵 절차를 밟게 된 것입니다.
당시 탄핵안은 상원에서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 67표에서 딱 1표가 모자라 아슬아슬하게 탄핵을 면하게 됐습니다.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탄핵과 관련해 사임한 유일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는데요. 당시 상대당이었던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침입해 몰래 도청한 이른바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닉슨 대통령은 시종일관 개입 사실을 부인했었습니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면서 결국 위증과 사법 방해, 권력 남용 등의 사유로 탄핵 소추되었고, 닉슨 대통령은 1974년 8월 하원 본회의 탄핵안 표결 직전 자진 사임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재임 당시 백악관 시용 사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 사건인 이른바 ‘지퍼 게이트’로 1998년 탄핵 소추 되었습니다.
[녹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가진 회견에서 자신의 개인적 과오를 사과하고 미국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상원 투표에서는 탄핵안이 부결돼 계속 대통력 직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브라질의 대통령 탄핵 사례”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 외에도 과거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적이 있습니다. 멜루 전 대통령의 탄핵안 발의는 남미의 대표적 탄핵 사례로도 꼽히는데요, 멜루 대통령은 29년 만에 국민들의 직접 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된 인물입니다.
긴축정책과 부패 추방 운동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대선 당시 대규모 부정 축재를 한 혐의가 포착돼 하원으로부터 탄핵을 받게 됐고, 이후 상원에서도 탄핵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멜루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는데요. 하지만 사임한 후에도 탄핵이 계속 진행돼 결국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고 8년간 공직 취임 금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하게 되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사건으로 관심이 높아진 브라질과 미국의 탄핵 절차와 사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