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BBC’ 방송이 북한이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제작한 기념비와 조각상 등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아프리카 세네갈 수도 다카르 외곽에 세워진 ‘아프리카 르네상스’ 동상.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47미터 높이의 이 동상은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가 지난 2010년 완성한 작품입니다.
영국의 `BBC’ 방송은 11일 만수대 창작사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서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방송에 따르면 현재 세네갈 외에 나미비아와 앙골라, 베닌, 보츠와나,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토고, 적도 기니, 짐바브웨 등이 북한이 제작한 기념비와 조각상에서 박물관과 경기장, 심지어 궁전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짐바브웨에서는 만수대 창작사가 제작한 2개의 대형 동상이 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만수대 창작사의 해외 업무를 대행하는 이탈리아 회사는 만수대 창작사를 예술스튜디오라고 소개하면서, 4천 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이 중 8~900 명은 조각과 미술 분야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BBC’에 밝혔습니다.
만수대 창작사는 동상 제작 등을 통해 수 천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쿼츠’에 따르면 나미비아 정부는 전쟁기념관에 들어설 동상 제작 등을 만수대 창작사에 맡기면서 6천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BBC’는 북한이 제작한 ‘아프리카 르네상스’를 바라보는 세네갈 국민의 의견이 둘로 나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광 수입 증대 등을 이유로 지지하는 국민도 있지만, 가난한 나라가 감당하기엔 과도한 금액을 소비한다는 비판도 있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전적으로 동상을 제작하다 보니 아프리카 만의 색깔이 사라진다는 우려도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술역사학자인 에이드리안 티니스우드 교수는 이 방송에, “나미비아의 동상 중 일부는 얼굴이 아프리카 사람처럼 생기지 않고, 김일성을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동상들은 대부분 민주화와 자유, 식민지배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하고 있지만, 만수대 창작사의 조형물은 이런 아프리카 자긍심이 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