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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인권법 추진에 반발...한국 국회 개성공단 방문 무산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뉴라이트 여성연합 회원들이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뉴라이트 여성연합 회원들이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한국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이어 한국 국회가 논의 중인 북한인권법 제정에 대해서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하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는 최근 북한인권재단 설치와 대북 전단 살포금지 등 북한인권법안의 핵심 쟁점 가운데 일부 사안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습니다.

이들이 합의한 북한인권법안에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함께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증진 자문위원회를 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법안의 명칭과 대북 전단 살포 금지 조항 등에 대한 이견 등 합의해야 할 사안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탭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는 23일 대변인 담화에서 한국 국회의 북한인권법 논의 움직임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성사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모독이라며 남북관계를 차단해 인도주의적 교류마저 파탄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지난 17일 이산가족 상봉과 당국 회담을 앞두고 한국 국회가 북한인권법을 논의한 것은 용납 못할 도발로 한국 국회와 정부는 북한인권법이 가져올 파국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각종 기구를 동원해 북한인권법 추진 움직임을 비난한 데 이어 한국 국회의 개성공단 현장 국정감사도 거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등에 따르면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다음달 5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기업들의 운영현황과 북측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등을 점검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이 23일 반대 의사를 통보해와 무산됐습니다.

북한은 한국 국회가 북한인권법 논의에 착수한 것을 이유로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법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류보편적 가치인 북한인권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인권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인권 문제 해결은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져 통일로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일부에서는 이에 따라 북한이 인권법 제정과 대북 전단 문제 등을 빌미로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인권법에서 인권재단은 북한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지원하도록 돼 있어 북한인권 현장사무소의 조사 연구 활동과 함께 북한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남북관계 상황과 연계하며 북한인권법 통과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05년 한국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북한인권법안은 여야 간 입장 차 때문에 10년째 제정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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