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오늘(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소집해 북한 군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군은 포격 도발을 일으킨 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경기도의 일부 민통선 마을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북한 군의 포격 도발이 있은 지 2시간쯤 뒤인 20일 오후 6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당초 이 회의는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 군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참석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NSC 회의에서 최윤희 합참의장과 한민구 국방장관 그리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차례로 북한 군의 도발에 대한 보고를 청취한 뒤 북한 군이 도발을 감행한 이유와 함께 추가 도발과 무력시위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한국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한국 군은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6군단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비상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진돗개는 국지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한국 군의 방어준비 태세로 ‘진돗개 하나’는 전면전 돌입 직전 상황을 가리킵니다.
북한 군은 남쪽을 향한 포격 도발 직후 서해 군 통신선과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총참모부와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의 전통문을 한국에 보내 오는 22일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통문에서 한국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이 전면적이고 중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하면서 방송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전통문 전달이 포격 도발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최근의 지뢰 도발에 따른 상황 악화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포격 도발 등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군의 서부전선 포격과 관련해 경기도 연천과 파주 지역 민통선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김규선 연천군수는 오후 5시 10분쯤 연천군 중면 횡산리와 삼곶리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파주지역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대성동마을과 민통선마을인 해마루촌과 통일촌 주민들에게도 대피준비 명령이 내려졌고 민통선 내에서 농경 작업을 하고 있던 외부 주민들과 안보관광객들도 전원 철수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도 강화군은 교동면 인사리 주민 등 300여명을 인근 대피소와 학교로 이동시켰습니다.
북한 군의 서부전선 도발은 지난해 10월 한국 민간단체가 경기도 연천에서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 10여 발을 발사한 이후 약 열 달 만에 재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