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S. Korean Official Casts Doubt on Inter-Korean Leaders Meeting'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다음달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 행사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지금 북한의 최고 지도자와 만났을 때 과연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이 잠시 만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를 생각하고, 남북관계 뿐아니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남북정상회담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아울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저지하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전단 살포를 저지할 경우 남북대화가 잘 될 것인지 또 미-한 군사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북한은 또 다른 조건을 내세우며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함께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의 석방을 위해 미국처럼 특사를 보내는 방안은 특수 관계인 남북 관계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들의 석방을 위해 외교채널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집권 3년 차를 맞아 조급하게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며 광복 7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곱씹으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긴 호흡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