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에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요, 북한은 오늘 (31일)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논평에서 한국 정부가 쩍하면 ‘통일대박’을 일컬으면서 통일준비위원회나 통일헌장 그리고 통일헌법을 만든다며 부산을 떤다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통령 직속인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 당국자 회담을 제의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보이지 않은 채 회담을 제의한 통준위를 거듭 깎아내렸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와 함께 핵과 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비판과 북한전단 살포, 미-한 합동군사훈련 그리고 북한 인권 공세 등을 거론하면서 이를 북한에 대한 대결책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그 결과 남북관계를 파국상태로 몰아 넣은 것은 한국 정부라고 주장하면서 시대착오적인 대결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한 해를 마감 짓는 날 남북관계의 현실은 파국적이고 험악해 졌다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미루면서 북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에 앞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강대학교 정영철 교수입니다.
[녹취: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우리 정부가 현재 통준위 차원에서 대화를 주장했는데 북한이 지금 당장 답변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일단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신년사에 따른 각 부서들의 검토들을 북한 내에서도 해야 될 거구요. 그것이 진행된 이후에서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그렇게 생각됩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도 같은 날 한국 정부가 근본적으로 북한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새해에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수 밖에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평양방송은 특히 올해 남북관계 악화의 주원인이 한국 측의 비방, 중상과 악담이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북한을 비판한 발언을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