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정치범수용소에서 끔찍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북한에는 수용소가 없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면서 즉각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5월 초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 UPR 심사 때,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가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리경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입니다.
[녹취: 리경훈 법제부장] “우리 나라에는 일부에서 운운하는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지난 2월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아직도 4개의 정치범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8만 명에서 12만 명 사이의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50년간 이런 수용소에서 수십만 명의 정치범 들이 죽어갔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수감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끔찍한 참상은 20세기 전체주의국가의 수용소에서 벌어졌던 비극과 유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북한 당국자들은 정치범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만, 조사과정에서 그 같은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커비 위원장] Satellite images show prison camps…
위성 사진들을 통해 정치범수용소 위치가 파악됐고, 수용소 상황을 증언한 전직 경비병과 수감자, 수용소 인근 거주자들의 증언이 있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18호 수용소인 ‘북창관리소’에 28년간 갇혀있다 탈출한 탈북자 김혜숙 씨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가 COI 최종보고서 발표에 맞춰 공개한 동영상에서, 정치범 수용소 안에서 구타가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동영상 김혜숙] “머리를 들고 입을 벌리라고 합니다. 그러면 거기다가 가래침을 탁 뱉는데 소리없이 꿀꺽하고 넘기면 매 안맞고 자기도 모르게 구역질하면 거기서 있는 매 없는 매 다 맞아야 한단 말이에요.”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는 지난 해 발표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14호 개천관리소, 15호 요덕관리소, 16호 명간(화성)관리소, 25호 청진관리소 등 4개의 정치범수용소가 운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위성사진 판독 결과 25호 청진과 14호 개천관리소가 크게 확장되고 감시도 강화됐다며 우려했습니다.
또한, 이 단체는 위성사진 판독과 탈북자 면담, 북한 내 소식통의 말을 종합한 결과 22호 회령관리소가 2012년에 폐쇄됐고 18호 북창관리소는 2006년에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은 지난 8일,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자료를 기반으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총면적이 1천2백47.9㎢로 서울시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함경남도 요덕의 ‘15호 관리소’는 요덕군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한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유일한 탈북자 신동혁 씨는 지난 달 뉴욕에서 열린 북한인권에 관한 장관급회의에서, 지금도 북한의 수용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신동혁 탈북자] I sincerely appeal to you….
북한에서 자유 없이 고통 받는 형제 자매들을 구해주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미국 등 국제 사회는 북한에게 정치범수용소를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하고,
모든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지속적으로 북한에 정치범수용소 폐쇄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케리 장관] We say to the North Korean government…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사악한 제도로 규정하면서 북한이 즉각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7일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최한 인권설명회에서 북한에는 노동교화소만 있을 뿐 정치범 수용소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북한이 감출 게 없다면 국제 앰네스티와 유엔, 다른 인권 감시단체에게 수용소를 즉각 개방해 북한측 주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