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애학생들과 영국 공연을 준비 중이던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공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장애자체육협회의 리분희 서기장이 교통사고로 목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런던의 대북 지원 민간단체인 두라 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이석희 목사는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리분희 서기장이 지난 9월 25일 저녁 8시쯤 평양에서 승용차를 타고 가다 교차로에서 트럭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리분희 서기장의 차가 좌회전 신호를 받고 출발하려고 하고 상대방은 빨간 불이 되려고 하니까 조금 속도를 내서 달려왔겠죠. 트럭이 리분희 서기장의 차를 들이 받은 거죠”
이 목사는 사고 다음 날인 26일 북한 측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평양주재 영국대사관도 사고를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사고 당시 리분희 서기장이 영국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던 장애학생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던 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고로 리 서기장과 장애 학생 최진범과 김은심 등 3 명이 모두 머리에 뇌진탕을 일으켰고, 특히 리 서기장은 목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세 사람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뇌진탕에 따른 구토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이 목사는 밝혔습니다.
북한 장애학생들은 두라 인터내셔널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옥스퍼드대학과 왕립음악대학, 캠브리지대학 등 3곳에서 음악과 무용 공연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또 리 서기장은 장애학생들과 함께 영국 의회와 옥스퍼드대학, 캠브리지대학에서 ‘북한 장애 청소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리 서기장은 영국 장애인올림픽위원회와 장애인체육연맹 대표, 장애인 관련 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영국의 전설적인 장애인 올림픽 수영선수였던 크리스 홈즈 상원의원 등 각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리 서기장과 북한 장애학생들의 영국 방문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석희 목사는 리 서기장과 북한 장애학생들의 영국 방문과 관계가 있는 기관이나 인사들과 긴급히 연락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관계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이 상태에서 강행한다고 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모두 다 상황이 좋아졌을 때 오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이석희 목사는 이번 교통 사고로 몸과 맘이 고통에 처해 있을 세 사람이 하루 속히 회복돼 건강한 모습으로 유럽공연과 세미나 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