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초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전망했습니다.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추수 전망도 밝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심각한 봄 가뭄이 이모작 작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식량농업기구가 전망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9일 발표한 ‘국가보고서 (Country Brief): 북한편’에서 올해 초 봄 가뭄으로 밀과 감자 등 이모작 수확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밀 수확량이 7만4천500t 정도에 이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5년 간 평균 수확량에 비해 30% 정도 감소한 수치라는 겁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밀과 보리, 감자 등 조기재배 작물들이 파종 시기인 3, 4월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큰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북한 내 최대 곡창지대인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도, 그리고 평양 일대의 농경지가 가장 컸습니다.
보고서는 6~7월 사이 거둬들이는 감자도 물 부족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박사는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가뭄으로 북한의 이모작 작황이 적어도 10만t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최근 수확 작업이 거의 끝난 감자 농사가 큰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감자는 이른 봄인 3월 달에 주로 심는데 심을 때 물이 너무 적었고, 또 앞으로 옥수수 농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확할 예정인 이모작을 50만t 이상으로 보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예상량 보다 10만t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도 북한 봄 가뭄으로 이모작 작물 뿐아니라 쌀과 옥수수 등 가을 수확 작물도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쌀 농사의 모내기와 옥수수 파종이 통상 4월에 시작돼 6월 중순까지 진행되는데 4월에 비가 적게 내려 모내기 시기가 늦어졌다는 겁니다.
권태진 박사는 봄 가뭄의 피해로 북한의 식량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박사] “식량 부족난은 더 크죠. 이모작은 당초 예상보다 줄었고, 10만 t 정도 줄었으니까 당초 식량 부족분 34만t과 더하면 40~50만t 정도가 부족한 거죠. 당초 부족량은 늘어나고 원조나 수입량은 줄어드니까 식량 사정이 안 좋아지는 거죠.”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올해 식량 부족분 34만t에 이모작 수확 감소량을 합하면 그만큼 식량 부족량이 늘어난다는 설명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앞서 올해 10월 말까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34만t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외부로부터 확보한 곡물은 부족분의 7%인 2만5천2백t에 그쳤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공공배급체계 (PDS)를 통한 식량배급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곡물 수입을 늘리거나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