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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북한주민, 장마당서 시장경제 경험


지난 2011년 북한 라선의 자유무역지대에서 북한 여성들이 매매 물품을 머리에 이고 걸어가고 있다.
지난 2011년 북한 라선의 자유무역지대에서 북한 여성들이 매매 물품을 머리에 이고 걸어가고 있다.
지난 90년대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던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에서는 시장화가 급속도로 진행됐으며 현재는 북한 주민 대부분이 장마당 등에서 비공식 경제활동을 하면서 시장경제를 배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09년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북한의 16세 이상 인구 천 7백여 만 명 가운데 83%가 시장을 통한 비공식 경제활동의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0년대 기근 피해가 심했던 함경남도의 시장화 비율은 90%가 넘고, 배급 경제가 가장 잘 돌아간다는 평양조차도 56%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13년 북한 이탈주민 의식과 사회변동 조사’에 따르면 탈북자의 70% 이상이 북한에서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당원 출신도 68%가 장사를 해봤다고 답했으며 특히 30대 92%, 40대 88% 등 젊은 층일수록 장사경험이 많았습니다.

장사경험이 있는 탈북자들은 소매장사, 외화벌이,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되거리 장사’ 등이 주수입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2%가 국가로부터 지급받은 생활비는 전혀 없었다고 답한 반면, 장사 등을 통한 가구 수입이 100만원 미만과 5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13%, 30만원 미만 31%, 10만원 미만이 16% 였습니다. 1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15%나 됐습니다.

주민 10명 중 8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만 원도 못 받은 반면, 7명 이상이 시장에서 10만 원 이상을 벌었다는 겁니다.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의 배급제가 무너지고 국영상점을 통한 상품공급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시장을 통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 내에서 이런 자본주의적 요소가 들어간 시장경제가 확산된다는 것은 결국에는 향후 남북 경제가 통합됐을 때 통합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고 통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남북한 경제가 통합될 때 북한이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합 초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유럽식 모델과 시장경제 체제를 일부 혼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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