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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 억류 미국인 한국전 참전 문제삼아'


지난 달 26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메릴 뉴먼 씨.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출신이다. 사진은 2005년에 촬영한 것.
지난 달 26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메릴 뉴먼 씨.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출신이다. 사진은 2005년에 촬영한 것.
지난 달 북한에 억류된 고령의 미국인 관광객 메릴 뉴먼 씨가 체포된 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뉴먼 씨의 가족은 그의 한국전쟁 참전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85세의 미국인 관광객 메릴 뉴먼 씨가 북한에 억류된 것은 한국전쟁 참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의 아들이 밝혔습니다.

뉴먼 씨의 아들 제프 메릴 씨는 21일 `CNN 방송'과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뉴먼 씨가 억류되기까지의 정황을 전하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제프 씨는 `CNN 방송'에, 뉴먼 씨가 출발 전날 북한인 여행안내원과 함께 한 명 또는 두 명의 북한 당국자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뉴먼 씨는 이 만남을 약간 성가셔 했지만 함께 여행하던 친구 밥 함르들라 씨에게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두 사람 다 이 만남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 만남에서는 뉴먼 씨가 한국전쟁에 참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논의됐습니다.

다음 날인 10월26일 뉴먼 씨는 평양발 베이징행 비행기가 출발하기 5분 전에 비행기에 오른 북한 측 관계자들에 의해 억류됐습니다.

아들 제프 씨에게 이 같은 정황을 전해 준 뉴먼 씨의 친구 함르들라 씨는 비행기를 타고 출국할 수 있었고,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미국대사관에 뉴먼 씨가 체포된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함르들라 씨는 2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큰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당국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를 가족에게 빨리 보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제프 씨는 `CNN 방송'에 아버지가 한반도와 그 문화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번 북한 여행은 당국의 승인을 받은 중국 여행사를 통해 정식 비자를 받고 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프 씨는 또 아버지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데 며칠 분의 약만 갖고 북한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북한 외무성에 심장약을 보냈지만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습니다.

제프 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모든 규정을 지킨 85살의 노인이라며, 그가 비행기를 타고 빨리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발행되는 `산호세 머큐리 뉴스' 신문은 뉴먼 씨가 거주하던 캘리포니아 주 팔로 알토 소재 양로원 ‘채닝하우스’ 에서 뉴먼 씨의 북한 억류 사실이 몇 주간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곳에 거주하는 한 이웃은 주민들 모두가 “낙심해 있고, 뉴먼 씨 부인을 전심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릴 뉴먼 씨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보병 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이후 미 서부 스탠포드대 대학원을 다니면서 인근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을 가르쳤으며, 1984년 한 기술회사의 중역으로 은퇴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은 파나마와 에콰도르, 콜롬비아, 과테말라를 방문하는 등 전세계 각지를 여행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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