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우호조약을 체결한지 52년이 됐습니다. 한국전쟁에서 같이 싸운 혈맹의 관계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김연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1961년 7월 11일 상대 국가가 군사 공격을 받아 전쟁이 일어나면 서로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의 우호협력원조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우호조약 체결 52주년을 맞아 두 나라는 혈맹관계를 내세우며 친선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0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 52주년을 맞아 게재한 글에서 '피로 맺어진 친선을 영원히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류훙차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도 10일 평양에서 열린 우호조약 체결 52주년 기념 연회에서 두 나라의 친선 협조관계를 부단히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대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 아래 북한 주민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를 축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두 나라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1년도 안돼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포함해 도발의 수위를 전례없는 수준까지 높였기 때문입니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김 씨 왕조의 새 지도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베이더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 보좌관] “But they dealt with him...”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중국 정부가 수 십 년을 알고 지내면서 정상끼리 여러 차례 만나 그만큼 예측가능한 인물로 평가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우 아직까지 정상간의 만남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중국 정부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며, 29살의 어린 지도자가 중국 국경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거론하는 사실에 대해 중국 정부가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도 감지됐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 수뇌부가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과거 북한의 의도를 호도하고, 문제를 외면하려 했지만 지금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대북 제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엔 대북결의 상의 제재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북한과 금융거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은 지난 5월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결제 은행인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동결과 거래정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대변인] “조선무역은행은 제재 결의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만, 중국 정부가 이미 밝힌 방침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면 중국과 한국은 북한 문제에 관한한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눴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데 동의했다는 겁니다.
특히 두 나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 대목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The language that is...”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가리켜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리스 전 실장은 중국이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행태에 얼마나 불만을 갖고 있는지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혈맹의 관계를 부르짖는 중국과 북한, 혈맹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1961년 7월 11일 상대 국가가 군사 공격을 받아 전쟁이 일어나면 서로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의 우호협력원조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우호조약 체결 52주년을 맞아 두 나라는 혈맹관계를 내세우며 친선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0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 52주년을 맞아 게재한 글에서 '피로 맺어진 친선을 영원히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류훙차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도 10일 평양에서 열린 우호조약 체결 52주년 기념 연회에서 두 나라의 친선 협조관계를 부단히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대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 아래 북한 주민이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를 축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두 나라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1년도 안돼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포함해 도발의 수위를 전례없는 수준까지 높였기 때문입니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중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김 씨 왕조의 새 지도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베이더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 보좌관] “But they dealt with him...”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중국 정부가 수 십 년을 알고 지내면서 정상끼리 여러 차례 만나 그만큼 예측가능한 인물로 평가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우 아직까지 정상간의 만남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중국 정부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며, 29살의 어린 지도자가 중국 국경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거론하는 사실에 대해 중국 정부가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도 감지됐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 수뇌부가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과거 북한의 의도를 호도하고, 문제를 외면하려 했지만 지금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대북 제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엔 대북결의 상의 제재조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북한과 금융거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은 지난 5월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결제 은행인 조선무역은행에 계좌동결과 거래정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대변인] “조선무역은행은 제재 결의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만, 중국 정부가 이미 밝힌 방침의 일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면 중국과 한국은 북한 문제에 관한한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루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말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눴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데 동의했다는 겁니다.
특히 두 나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 대목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The language that is...”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가리켜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리스 전 실장은 중국이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행태에 얼마나 불만을 갖고 있는지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혈맹의 관계를 부르짖는 중국과 북한, 혈맹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