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외교장관 '북한 진정성 보이면, 9.19 합의 이행'

미국과 한국 외교장관이 2005년 9.19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진전성을 입증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따른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장관은 12일 서울에서 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하는 대신, 미국 등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고 에너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한 양국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국제 의무와 약속을 지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욱 고립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위험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주변국들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까지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 한다고 확인했습니다.

양국은 또 평화로운 비핵화 목표를 유지하고,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과 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도 북한이 도발을 포기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12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장관과 회담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국제 의무 준수가 대화의 조건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가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 국무장관] "I would say ahead of time it is a huge mistake for him to choose to do that…"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결국 북한과, 미사일이 아닌 식량을 간절하게 원하는 북한 주민들을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선택은 김 1위원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은 어떤 기준으로도 용납할 수 없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병세 장관도 북한에 한국 정부가 제의한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외교장관] “우리는 북한이 무모한 행동과 위협을 포기하고 한반도에서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북한이 적극 응해올 것을 기대합니다.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입니다.”

윤 장관은 또 정치 상황과는 무관하게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케리 장관은 주권국가로서 한국의 독자적인 결정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한국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북 지원과 관련해선 북한이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해 상대적으로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앞서 케리 장관은 이날 낮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면 상호 신뢰를 쌓아 공동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어떤 위협이나 도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대북정책이 과거의 패턴에 선을 긋는 지혜로운 방안으로 생각되며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