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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 전문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갈 길 멀어”


지난달 26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 로켓 조립동 주변 위성사진. (자료사진)
지난달 26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 로켓 조립동 주변 위성사진. (자료사진)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한 미국 군사전문가 닉 한센 씨는 북한이 발사에 성공해도 곧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갖게 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우주발사체를 무기로 전환하려면 추가 기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센 씨는 43년간 정보 분야에 종사해 왔으며, 현재는 미 서부 스탠포드 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방문연구원으로 있습니다. 한센 씨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지난 4월 로켓을 발사했을 땐 2분만에 공중 폭발했습니다. 8개월만에 그런 기술적 결함을 모두 수정하는 게 가능한가요?

한센 연구원) 기술적 결함이 연료관 계통의 문제점이라면 이걸 바로잡는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만약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된 결함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죠. 북한의 지난 4월 발사 실패의 원인이 뭔지 정확히 알 순 없습니다. 1단 로켓 추진체가 고장났거나 1,2단 로켓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추정이 있긴 합니다만, 확실한 건 아닙니다.

기자) 하지만 8개월만에 다시 쏘겠다는 걸 보면 비교적 단순한 기술적 결함 아니었을까요?

한센 연구원) 개인적 의견이긴 합니다만, 전 그런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발사 후 1단 로켓 하단에 문제가 생겨 2단 로켓과 분리가 제대로 안됐을 수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정확히 문제가 뭔지 파악했을 것이고, 원격측정기 정보를 분석해 결함을 비교적 빨리 수정할 수 있었을 겁니다.

기자) 그럼 이제 북한 동창리 기지에선 실제 발사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진행자) 지난 달 23일과 26일 위성사진을 보면 발사대 주변의 대형 연료탱크는 모두 채운 걸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1단을 발사대에 장착하구요, 크레인을 이용해 2.3단까지 모두 장착합니다. 사나흘 정도 걸리는 작업이죠. 그리고 최종 점검에 들어갑니다. 전력과 연료주입용 각종 케이블 연결은 제대로 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겁니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마지막 총연습이 실시됩니다. 실제 발사와 똑같이 인력과 발사통제시설, 계측 장비 등 기술적인 부분을 가동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 과정이 연료 주입입니다. 기상 상황에 따라 연료 주입 당일 발사할 수도 있지만,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다음날 발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그런 과정을 전부 위성으로 내려다 볼 수 있는 거죠?

한센 연구원) 물론입니다. 발사대와 조립동을 오가는 트레일러의 움직임, 크레인을 통해 각 추진체를 들어올리는 모습 등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제 시간에 포착한 위성사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요. 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는 게 늦은 오전 시간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하루 종일 이뤄지는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다른 궤도를 도는 위성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엔 이스라엘과 프랑스 위성이 찍은 사진들을 입수했는데요. 이렇게 다른 시간대에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위성들이 찍은 사진들을 종합하면 아주 정확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도 이번 발사체를 은하3호로 부르고 있긴 한데요. 지난 4월 발사한 것과 같은 로켓이 맞나요?

한센 연구원) 지난 4월 발사 직전과 거의 같은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트럭과 트레일러, 연료탱크 등을 사용하고 있구요. 크레인이 연료탱크을 올리고 내리는 과정을 포함해 모든 절차가 지난 4월과 동일합니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면 이번에도 8개월 전 쏘아올렸던 것과 같은 로켓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만약 북한이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다면 기술적으론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한센 연구원) 만약 성공한다면 1998년부터 지금까지 문제가 돼 왔던 기술적 결함들을 해결하는 게 되겠죠. 지난 4월 발사 땐 1단 분리에 실패했습니다. 2009년엔 3단 분리에 실패구요. 1998년에도 역시 3단 분리에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성공하면 1,2,3 단계 추진체와 위성의 분리 문제를 다 풀었다, 그렇게 봐야 될 겁니다.

기자) 그렇게 되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는 걸로 봐야합니까?

한센 연구원) 미사일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당장 상황이 급한데 사나흘 걸려 발사대에 장착하는 과정을 되풀이 할 순 없으니까요. 이런 미사일은 쉽게 노출돼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나 공습에 의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연료주입과 수직으로 세우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배치 장소를 찾는 게 훨씬 어렵다는 얘깁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이동식 미사일과 비교해서 말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무수단리나 동창리 발사장에서 로켓 발사에 성공한다고 해도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췄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기자) 그럼 발사 성공 후엔 말씀하신 고정 발사 형식과 연료 문제 극복이 가장 큰 장애로 남아있는 건가요?

한센 연구원) 제 생각엔 이걸 실행 가능한 무기 계획으로 전환하는 게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워낙 큰데다 연료 주입 절차가 필요하고 이동시키는 게 어려운 로켓을 어떻게 무기화 할 것인가의 문제죠. 이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어려운 숙제라는 겁니다. 또 한가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내려와야 합니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엄청난 고열에 견디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거죠. 북한이 그런 기술을 이미 확보했을 지도 모르지만, 그런 실험을 한 적은 없습니다. 따라서 로켓을 쏘아올리는데 성공한다고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갖추는 건 아니라는 얘깁니다.

진행자)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이자 군사 전문가 닉 한센 씨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과 전망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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