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최대 규모의 황기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여러 마리가 생포돼 북한으로 수송될 계획입니다.
짐바브웨의 환경보호단체 연합인 ‘짐바브웨 컨서베이션 태스크 포스 (Zimbabwe Conservation Task Force)’의 조니 라드리가스 단장은 1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이 황기 국립공원 직원의 제보로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라드리가스 단장은 무가베 대통령의 지시로 황기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암수 한쌍씩을 생포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18개월 된 아기 코끼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라드리가스 단장은 황기 국립공원에는 48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사진촬영 등 조사를 통해 북한으로 수송되는 동물의 정확한 종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기 국립공원은 총 면적이 8천 8백 50 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는 짐바브웨 최대 국립공원으로, 현재 생포 작업이 진행 중인 공원 내 일부 지역은 관광객과 사파리 관광단의 접근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드리가스 단장은 북한의 열악한 동물보호 기록 때문에 동물들이 북한에 보내지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지난 1980년대 무가베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선사한 코뿔소 한 쌍인 수컷 ‘짐보’와 암컷 ‘짐바’가 북한에 도착한 지 3개월이 채 안돼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라드리가스 단장은 북한 동물원의 여건은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짐바브웨에서 보내지는 동물들이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획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동물 전문가들은 또 야생동물들이 짐바브웨에서 북한까지 장시간 ‘공수’되는 동안 살아남기 힘들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18개월 된 아기 코끼리는 어미를 떠나서 오랜 여행에서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라드리가스 단장은 국제 동물보호 단체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민간 항공당국으로부터 화물 수송기가 북한으로 출발하는 날짜를 알아내는 한편, 북한으로 동물이 수송되는 것을 막기 위한 로비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짐바브웨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북한 축구 대표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980년대 양민 대학살을 자행한 무가베 대통령의 군사조직을 북한이 훈련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