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에 치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맞붙을 예정입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대규모 유세 등 선거운동이 많이 위축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언론들의 취재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미국 대선과 언론’ 두 번째 시간으로 ‘TV의 등장’에 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920년대부터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라디오는 ‘텔레비전(TV)’이 등장함으로써 그 힘이 크게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라디오가 전달하는 내용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TV는 달랐습니다.
[녹취: 미국 초기 TV 뉴스]
TV는 대선 후보들을 화면에 직접 보여줌으로써 선거 당락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됐습니다.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지난 1952년 대선에서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공화당 후보 진영이 TV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아이젠하워 후보는 TV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쟁영웅’이며 ‘단순’하고 ‘아저씨’ 같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녹취: 1952년 아이젠하워 후보 TV 광고]
한편 애들레이 스티븐슨 민주당 후보 측은 전통적인 선거 방식대로 ‘현안’에 중점을 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훌륭한 집안에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는 인상만 풍기면서 스티븐슨 후보가 대선에서 크게 패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는 이해 대선이 정치 문제의 대결이 아니라 이미지 대결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이렇게 TV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TV가 나오면서 대선이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일에서 보다 많은 대중이 참여하고 즐기는 일이 됐습니다.
1955년이 되면 미국 내 전체 가구 절반이 TV 수상기를 보유하게 되면서 이런 현상은 굳어졌습니다.
[녹취: 1956년 대선 TV 광고]
1956년 대선에서도 다시 TV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1952년에 이어 다시 이해 대선에 나온 스티븐슨 민주당 후보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 맞는 선거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다시 패배했습니다. 그는 TV의 등장으로 선거 양상이 크게 변한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실패했습니다.
TV의 위력은 1960년 대선에서 다시 두드러졌습니다.
TV를 통해 젊고 신선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가 노회하고 어두운 인상을 풍긴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를 물리쳤기 때문입니다.
네. 2020 미국 대선 특집,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미국 대선과 언론’ 세 번째 시간으로 ‘TV의 등장’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