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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쿠바 관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리틀아바나'에서 쿠바계 주민들이 쿠바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리틀아바나'에서 쿠바계 주민들이 쿠바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11일 공산주의 국가 쿠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쿠바에서 민생고 때문에 시위가 벌어지는 일은 드물게 있어도, 공산 종식을 외치는 반정부 시위는 매우 드문 일인데요. 쿠바 정부는 미국이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미국과 쿠바의 오랜 관계 짚어봅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

미국과 쿠바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습니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비행기로 1시간 정도면 카리브해 섬나라인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두 나라는 역사적으로도 관계가 깊습니다.

쿠바는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는데요. 1898년, 쿠바 아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국 군함 ‘메인’호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과 스페인은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했고, 쿠바는 약 3년간의 미군정 통치 후 독립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독립 후에도 쿠바 관타나모에 미 해군 기지가 설치되고, 쿠바 산업 전반에 미국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등, 양국 간에는 경제, 관광, 문화 등의 교류도 상당히 활발했습니다.

하지만 1959년 쿠바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양국은 반세기 넘게 교류를 중단하며 멀어졌습니다.

“공산 국가로 바뀐 쿠바”

혁명 전, 쿠바는 플헨시오 바티스타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바티스타 정권은 반공산주의를 앞세워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부정부패와 독재, 폭정으로 쿠바 국민들의 분노를 샀고, 결국 공산주의자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반군 세력에 전복됩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이후 모든 외국 자산을 국유화하고, 미국산 수입품에 엄청난 세금을 매겼습니다. 대신에 소련과 교역 관계를 맺는데요. 이에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 행정부는 미국 내 쿠바 자산을 동결하고, 전면에 가까운 무역 금지와 함께 카스트로 정부와 외교 관계를 단절합니다.

“피그스만 침공과 미사일 위기”

당시 국제 사회는 자유 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공산 진영을 대표하는 소련 간의 대립 구도였는데요. 미국의 바로 앞에 있는 쿠바가 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미국과 자유 진영 안보 전략에 커다란 위협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1961년 4월, 미국 정부는 중앙정보국(CIA)의 지원 아래 훈련된 약 1천500명의 쿠바 망명자들을 쿠바에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노립니다.

쿠바 남부 ‘피그스만’을 통한 침투를 시도해, 일명 ‘피그스만 침공 사건’으로 불린 이 작전은 그러나 실패로 끝나고, 100여 명이 사살되고, 1천여 명이 체포되는 처참한 결과를 남겼습니다.

이 일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 정찰기들이 소련이 비밀리에 쿠바에 건설 중인 미사일 기지들을 적발하는데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은 기지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당시 많은 사람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13일간의 숨가쁜 협상 끝에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소련이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은 터키에 있던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민의 쿠바 여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쿠바에 대한 미국의 봉쇄도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돼, 미국의 자본과 투자 봉쇄는 물론, 쿠바 출신 이민· 망명자들의 본국 송금도 금지됐는데요. 미국의 이런 경제 제재에 맞서 쿠바는 중남미 사회주의 정권과 더 결탁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쿠바”

반세기 넘게 적대 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관계에 물꼬가 트인 건, 2009년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입니다.

반세기 가까이 쿠바를 통치해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 때문에 2008년,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도 이런 흐름에 일조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쿠바계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 허용을 시작으로 인적, 문화 교류의 물꼬를 텄고, 2015년 쿠바를 대테러지원국 명단에서도 해제합니다. 그리고 그해 7월, 미국과 쿠바는 54년 만에 공식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양국에 대사관도 다시 개설합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는 해빙 물살을 타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쿠바”

2017년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는 거의 모든 정책에서 반대 행보를 취했는데요. 쿠바에 대한 정책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쿠바의 인권 상황과 미진한 경제 개혁 등을 문제 삼아 쿠바와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경고해왔는데요. 쿠바와의 국교를 도로 단절하지는 않지만, 전임 정부가 취한 유화정책을 대부분 무효로 만들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냉랭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직전인 올 1월,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했습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산 무기 수입 금지는 물론 미국의 경제 지원도 끊기는 등 각종 제재를 받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쿠바를 비롯해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 올라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쿠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냈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관계의 해빙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 국무부는 북한,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와 함께 쿠바를 ‘대테러 비협력국’ 명단에 올렸습니다.

대테러 비협력국이란, 미국의 테러방지 노력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는 나라들을 말하는데요. 이들 나라에 대해서는 미국의 무기 판매가 금지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쿠바를 제외하지도 않았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 러시아, 이란 문제 등에 전력을 쏟으면서 상대적으로 중남미 국가 현안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는 모양새였는데요. 하지만 쿠바, 아이티 등 최근 중남미 국가들의 정세가 요동치면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쿠바의 정세”

현재 쿠바는 60년 넘게 지배해온 ‘카스트로 형제’ 시대가 끝나고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습니다.

쿠바 혁명을 주도했던 피델 카스트로는 지난 2016년 사망했고, 쿠바를 이끌었던 라울 카스트로도 201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이어 지난 4월, 공산당 총서기직까지 디아스카넬 대통령에게 넘기면서 쿠바는 처음으로 혁명 이후 세대가 집권하는 시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카스트로 계승을 천명한 디아스카넬 정부의 쿠바에서 별다른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쿠바는 현재 오랜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생필품은 물론 전력난 등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11일 수도 아바나 등 주요 도시에서 공산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독재 타도와 자유, 변화를 외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쿠바 정부는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며, 쿠바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은 미국의 경제 봉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쿠바 정부가 오랜 독재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쿠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이 첫 민간 우주 관광에 성공하고 귀환한 후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이 첫 민간 우주 관광에 성공하고 귀환한 후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뉴스 속 인물: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최근 첫 민간 우주 관광에 성공한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입니다.

7월 11일,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스 브랜슨 회장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습니다.

브랜슨 회장은 이날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자신이 창업한 버진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로 날아올라,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지구 귀환 후 그는 샴페인을 터뜨리며 어릴 때부터 이 순간을 꿈꿔왔다고 환호했습니다.

브랜슨 회장은 1950년 7월 18일생으로, 만 71세 생일 며칠 전에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브랜슨 회장은 1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법정 변호사, 어머니는 비행기 승무원이었습니다.

난독증이 있었던 그는 학교 공부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15살에 학교를 중퇴하는데요. 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그가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하도록 도왔습니다.

브랜슨 회장은 16살에 학생 잡지 발간을 시작으로, 당시 획기적으로 여겨졌던 우편 주문 음반 회사 ‘버진레코드’를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후 그는 항공 분야로 발을 넓혀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을 설립하고, 통신업체인 ‘버진모바일’ ‘버진철도그룹’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버진그룹’은 거대 재벌기업으로 성장합니다. 브랜스 회장은 2004년에는 우주 개발과 관광을 위한 ‘버진갤럭틱’도 설립했습니다.

브랜슨 회장은 7월 기준,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자산 51억 달러로 589위에 올라있습니다.

사업가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그는 평생 모험도 즐겼습니다.

무착륙 세계 일주 비행에 도전하는가 하면 열기구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다 가까스로 구조되는 등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무인도를 사서 호화휴양지로 개발해 그곳에서 주로 살며, 다른 대기업 경영자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는데요. 결국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 관광에 나서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지난 2000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과 쿠바 관계 짚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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