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진영이 막바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두 후보는 더 많은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체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대통령 선거인단’ 다섯 번째 시간으로 이른바 ‘신의 없는 선거인’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연방 헌법은 대통령 선거인단에 들어간 선거인이 대선 일반 투표가 끝난 뒤 진행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는지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본인이 사는 주에서 표를 가장 많이 얻은 후보나 자신을 선거인으로 지명한 당의 후보를 뽑습니다.
그런데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선거인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거인단 투표에서 미리 약속한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선거인을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s)’이라고 합니다.
현재 미국 안에서 30개 이상 주가 법으로 선거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자신을 선거인으로 지명한 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되거나 선거인에서 교체되며 자신이 행사한 표는 무효가 됩니다.
하지만, 신의 없는 선거인이 기소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올해 7월에 내놓은 판결에서 주 정부가 신의 없는 선거인을 처벌하는 행위가 합헌이라고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신의 없는 선거인이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789년 이래 지금까지 행사된 선거인단 표는 2만 3천 표 이상으로 이 가운데 ‘신의 없는 선거인’이 던진 표는 165표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1900년 이래 2014년 사이 대선에서 신의 없는 선거인이 나온 해는 모두 8번으로 각각 1명이 나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2000년 대선에서는 한 선거인이 빈 투표지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신의 없는 선거인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2016년 대선에서는 조금 다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해 대선에서 신의 없는 선거인이 총 10명이나 나온 것입니다.
이는 1836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였습니다.
10명 가운데 7명은 결국 선거인단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고, 했고, 다른 선거인 3명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면서 투표하지 못했습니다.
이해 신의 없는 선거인이 선거인단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지역은 하와이와 텍사스, 그리고 워싱턴주였습니다.
이 가운데 워싱턴주 정부는 신의 없는 선거인 4명에게 벌금을 부과했고, 주 행정판사는 사후 이 조처를 인정했습니다.
네. 2020 미국 대선 특집,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대통령 선거인단’ 다섯 번째 시간으로 ‘신의 없는 선거인’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