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계속해서 이번에는 이번 선거를 바라보고 있는 국제 사회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언제나 국제 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은 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각국의 국익은 물론, 국제사회의 역학 구도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국제 정치 지형의 지각 변동이 워낙 컸던지라 일부 국가는 미국 대선을 실시간 중계까지 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년 대선 같으면 이 맘때 대통령 당선인이 나오고, 각국의 축전도 쏟아질 텐데요.
기자) 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승리를 선언하고, 바이든 후보는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며 지지자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을 당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더구나 법정 소송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각국 정부가 언제, 누구에게 축전을 보내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찌감치 승리 축하 메시지를 발표한 지도자도 있군요?
기자) 네.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가 4일 트위터에, 미국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선택한 게 확실하다며 승리를 축하했습니다. 유럽연합(EU) 지도자로서는 제일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한 건데요. 얀사 총리는 특히 발표가 늦어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더 큰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슬로베니아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고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과 중국 관계가 크게 악화했는데요.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대선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이고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중국 정부 관리들은 그간, 미국의 대선은 미국의 국내 문제로 다른 나라 내정에는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는데요. 왕 대변인은 이날도 미국 대선은 미국 내정이고, 중국 정부는 달리 입장을 낼 게 없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돈독한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일본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은 전통적으로 친미 국가입니다. 따라서 누가 승리하든 그 당선인와 관계 구축에 정성을 들일 것으로 관측돼 왔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일 동맹 관계는 일본 외교 정책의 기본이라면서, 다음 대통령과 확고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개인적 친분을 쌓았는데요. 스가 총리도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죠?
기자) 네. 앞서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아베 전 총리가 그랬던 것처럼 스가 총리도 서둘러 워싱턴을 방문해 눈도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하지만 미국 대선이 혼전을 보임에 따라 당분간은 사태를 관망하며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한국 반응도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한국도 섣불리 반응을 내놓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4일 한국 국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한국 정부의 일관된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이라며 다만 접근 방법의 차별화만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동 국가들의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전 세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가장 바란 국가가 있다면 어느 나라일까,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만약 세계 각국이 이번 미국 대선에 투표권을 갖는다면, 이스라엘은 지구상에서 가장 빨간 지역의 하나였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빨간색은 미국의 공화당을 상징하죠. 이스라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기도한다는 고위 관리들의 말을 전하며 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집권 기간, 미국의 대중동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었죠?
기자) 맞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는 지난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게 국제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왔는데요. 대표적인 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든든한 지원군을 잃게 되는 셈입니다.
진행자) 이란은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까?
기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란 정책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4일,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41주년을 맞아 기념 연설을 했는데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자기 나라 대선을 가장 부정한 선거라고 말했다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난 2016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개입을 시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러시아의 분위기도 전해주시죠?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이번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트럼프 지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의 보편적 정서는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상관없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로서는 좋은 미국의 대통령이었지만, 푸틴이 러시아의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러시아인들은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유럽 반응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의 대선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각은 크게 두 갈래라는 분석입니다.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에서는 전통적인 유럽 동맹국들을 공격하고 우익 포퓰리즘을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이런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 정서가 크고요. 반면 구소련 위성국들이었던 헝가리, 폴란드 등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내심 바라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왜 그런 관측이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러시아의 위협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군사력 확장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이들 국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들 국가는 그간 미국으로부터 첨단 무기를 도입해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같은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2020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국제사회 반응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