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오늘은 10월 22일입니다. 오늘 ‘역사 속 오늘’에서는 현대 복사기의 탄생으로 이어진 세계 최초의 건식 복사 기술 실험을 살펴봅니다. 또 미국 뉴욕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공연장의 역사가 시작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개관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1. First Xerographic Copy — 1938년 10월 22일
[진행자] 첫 번째 이야기는 오늘날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흔히 사용하는 복사기와 관련이 있군요. 1938년 오늘, 현대 복사 기술의 출발점이 된 실험이 성공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미국 뉴욕 퀸스의 애스토리아에 있는 작은 실험실에서 세계 최초의 건식 복사 실험이 성공했습니다. 이 실험을 진행한 사람은 미국의 발명가 체스터 칼슨과 독일 출신 물리학자 오토 코르네이였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훗날 제록스 복사기의 기반이 된 '제로그래피', 즉 건식 복사 기술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문서를 복사할 수 있는 기계가 없었습니다. 문서를 복제하려면 사진 촬영이나 화학약품을 이용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칼슨은 이런 불편을 해소할 새로운 복사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체스터 칼슨은 왜 복사 기술을 개발하려고 했던 겁니까?
[기자] 칼슨은 특허 관련 업무를 하면서 같은 문서를 여러 장 복사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당시 문서를 복제하는 과정은 번거롭고 비용도 적지 않았는데요. 칼슨은 복잡한 화학 처리 없이 문서를 빠르고 간편하게 복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는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전기와 빛의 성질을 연구했습니다. 특히 빛을 받으면 전기가 흐르는 성질이 달라지는 광전도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에 정전기를 이용하면 원본의 글자나 그림을 다른 표면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1938년 10월 22일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이 이루어진 겁니까?
[기자] 칼슨과 코르네이는 유리판에 '10-22-38 ASTORIA'라는 글자를 적었습니다. 실험 날짜인 1938년 10월 22일과 장소인 애스토리아를 표시한 겁니다. 그리고 황을 입힌 아연판을 천으로 문질러 정전기를 발생시켰습니다. 그 위에 글자가 적힌 유리판을 올려놓고 강한 빛을 비춘 뒤, 미세한 가루를 뿌려 글자 모양이 나타나도록 했습니다. 이후 이 가루로 만들어진 글자 이미지를 왁스 종이에 옮기고 열을 가해 고정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세계 최초의 제로그래피 복사본입니다. 당시 복사된 '10-22-38 ASTORIA'라는 글자는 지금도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소장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실험에 성공했으니 곧바로 복사기가 상품으로 출시됐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땠습니까?
[기자] 칼슨은 실험에 성공한 뒤 여러 기업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기술을 소개했지만, 대부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복사 기술이 실제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러다 1944년 미국의 연구기관인 바텔 기념연구소가 기술 개발에 참여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됐습니다. 이후 1947년에는 사진용 인화지를 생산하던 할로이드라는 회사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할로이드는 훗날 제록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최초의 실험 성공 이후 실제 사무실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복사기가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우리가 아는 현대적인 복사기는 언제부터 등장했고, 이 기술은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
[기자] 중요한 전환점은 1959년이었습니다. 그해 제록스는 일반 종이에 문서를 자동으로 복사할 수 있는 '제록스 914' 복사기를 선보였습니다. 실제 고객들에게 제품이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이듬해인 1960년이었습니다. 복잡한 사진 현상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버튼을 눌러 문서를 여러 장 복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 Metropolitan Opera House Opens — 1883년 10월 22일
[진행자] 두 번째 이야기는 미국 뉴욕으로 가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이 1883년 오늘 처음 문을 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와 39번가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이 개관했습니다. 흔히 '메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역사가 시작된 날입니다. 이날 개관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은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였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인데요.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어로 작곡된 이 오페라가 개관 당시에는 이탈리아어로 공연됐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이탈리아어 공연을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19세기 뉴욕에 이런 대규모 오페라 극장이 세워진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당시 뉴욕은 산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도 늘어나면서 유럽의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주요 오페라 공연장에서는 일부 부유층 가문이 좋은 좌석을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다른 부유한 사업가들이 자신들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오페라 극장을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입니다. 처음에는 뉴욕 상류층의 문화적 수요와 경쟁 속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세계적인 오페라단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진행자] 개관 첫날 공연된 '파우스트'는 어떤 작품이고, 당시 관객들의 관심은 어땠습니까?
[기자] '파우스트'는 독일의 문호 괴테의 작품을 바탕으로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가 만든 오페라입니다. 학자 파우스트가 젊음과 사랑을 얻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거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883년 개관 공연에서는 스웨덴 출신의 유명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닐손이 여주인공 마르그리트 역을 맡았습니다. 당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유럽에서 활동하던 유명 성악가들을 무대에 세우며 뉴욕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에도 세계적인 성악가와 지휘자들이 공연하면서 명성을 쌓아갔습니다. 뉴욕이 국제적인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링컨센터에 있지 않습니까? 처음 개관한 극장과는 다른 곳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1883년에 문을 연 최초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브로드웨이와 39번가에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1892년 화재로 내부가 크게 파손됐지만, 복구를 거쳐 이듬해인 1893년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공연장으로 사용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무대 시설과 공연 기술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새로운 공연장으로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맨해튼 링컨센터에 있으며, 1966년 9월 16일 개관했습니다. 새 극장의 개관 작품은 미국 작곡가 새뮤얼 바버의 오페라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였습니다. 따라서 1883년 10월 22일은 현재 링컨센터 건물의 개관일이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처음 문을 연 날입니다.
[진행자] 현대 복사기의 탄생으로 이어진 세계 최초의 건식 복사 실험이 성공한 1938년 10월 22일, 그리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이 처음 문을 연 1883년 10월 22일. 역사 속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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