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상주하는 국제기구들로 구성된 합동대책단은 황해도의 수재 지역에서 “설사와 급성호흡기 감염이 25~40% 증가했고, 말라리아 감염과 피부병도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합동대책단은 지난 25일 북한 당국자들과 함께 큰물 피해를 입은 황해남도 해주시와 청단군, 황해북도 서흥군을 방문한 뒤 27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현지 당국자들이 제공한 정보와 합동대책단이 직접 수집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합동대책단은 세계식량계획 WFP, 유엔아동기금 UNICEF, 세계보건기구 WHO, 국제적십자사, 영국의 비정부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수해 지역 내 보건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상처를 처치하는 등 응급 치료에 동원됐으며, 모든 의료시설과 구급차들은 24시간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당국자들은 해열제와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과 백신, 치료용 영양강화식품이 필요하다고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아직 수해 지역에 유엔이 어떤 구호물품을 제공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WHO 관계자들은 25일 해주시, 청단군, 서흥군에 대한 실사 과정에서 총 20개의 왕진가방을 준비해서 현지 의사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또 유엔아동기금 UNICEF는 경구용 수액제(ORS) 3천 정, 식수정화제 6만 정, 비누 1천8백 개 등을 현지 수재민들에게 분배했습니다.
합동대책단은 이번 홍수가 식량난을 어느 정도 악화시킬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당국자들은 국제 기구 관계자들에게 수해지역 주민들이 집에 보관했던 식량이 쓸려 내려갔다고 전하는 한편,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가구는 아직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앞서 지난 22일 현재, 개성시를 포함한 황해북도에서는 9천5백 ha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황해남도에서는 농경지 총 1만5천 ha중 1만ha가 침수됐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렸기에 침수 면적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합동대책단은 황해도 수재 지역의 주요 관개시설이 파손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상수도가 아닌 얕은 우물과 수동 펌프에 의존하고 있어 홍수로 오염된 지하수로 인한 설사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은 우물을 청소하고 살균하며, 각 가정은 물을 끓여 마시거나 수질정화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