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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하버드대 학생, “김일성 대학, 다양한 시각 허용 안돼”


미국의 최고 명문 하버드대학교의 한 재학생이 교내 신문에 북한 방문기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대학 행정대학원 (Harvard Kennedy School of Government)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인 매트 시라키 씨는 지난 5월 다른 하버드대 학생 10명과 함께 8일 간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시라키 씨는 하버드 대학과 북한의 하버드로 불리우는 김일성 대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한 시각의 허용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매트 시라키 씨를 유미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시라키 씨 안녕하세요? 먼저 이번 방북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이번에 13명이 함께 갔는데요, 그 중에 11명이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지난 1월 북한이 미국인 관광을 상시 허용했잖아요? 그 때 북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함께 가고 싶은 학생들이 좀 더 모일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처음에 관심을 표명한 학생들이 1백 명도 더 넘었는데요, 최종적으로 5월에 11명이 함께 가게 된 것입니다.

문) 왜 그렇게 북한을 가보고 싶었나요?

답) 제 어머니가 한국 분이신데요, 자라면서 언제나 가족과 언론을 통해 북한에 대해 많이 들었습니다. 북한은 미국 사람들에게 항상 잘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나라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항상 남한과 북한 사람 모두 한국 사람들이란 생각을 맘 깊은 곳에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저희와 같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북한은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했습니다.

문) 북한에서 미국 최고의 명문대 학생들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는 해주지 않았나요?

답) 북한은 저희가 하버드대학생들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우는 다른 방문객들에게 하는 것과 같았던 것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내원들은 동해 원산의 한 지역을 방문했을 때 저희가 미국인들에게 한번도 개방되지 않은 곳을 보게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호텔에서 많은 어부들이 조업하는 것과 아름다운 다리가 내다 보였는데, 북한 측은 저희가 호텔을 나가 해변을 걸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문) 그 밖에 또 어디를 방문했나요?

답) 대부분은 평양에서 시간을 보냈구요, 비무장지대(DMZ), 금강산, 묘향산도 방문했습니다.

문) 북한의 하버드대학으로 불리는 김일성 대학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요, 하버드와 비교해서 차이점이 있던가요 ?

답) 김일성 대학에서 시설을 둘러보고 수업을 참관하면서 1~2시간 정도를 보냈습니다. 김정일 장군이 제공해 주었다는 새로 건립된 수영장도 둘러봤습니다. 북한 최고의 대학이라 학생들이 훌륭한 시설과 최고의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버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다양한 시각, 이념, 사상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버드에는 6.25 전쟁에 관해서도 남침이라는 한국과 미국의 시각 뿐만 아니라 북침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담은 다양한 책들이 있습니다. 하버드의 학생들은 모든 정보를 접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김일성 대학 도서관에서 저희 가운데 한 학생이 6.25전쟁에 관해 미국의 시각을 전하는 서적이 있는지 질문하자, 북한 안내원들은 북한 학생들이 오도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그 같은 서적은 구비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문) 김일성 대학에서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습니까?

답) 생각과는 달리 컴퓨터 기술이 상당히 발전된 것을 보았습니다. 컴퓨터, 프린터와 프로젝터 등이 가득 설치돼 있는 방을 둘러봤습니다. 그렇지만 하버드와 달리 학생들은 바깥세상과의 인터넷 접속이 금지돼 있었습니다.

문)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한 가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저희가 방문 중에 평양에서 국제 어린이날 (International Children's Day) 행사가 열렸는데요, 뛰어난 재능을 갖춘 북한 어린이들이 음악과 체육 등 장기 자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어렸을 때 모습이 비숫한 한 4~5살 난 어린 남자아이에게 사진을 찍을 것을 요청했는데요, 그 어린아이는 제게 “미국놈”이라고 소리치며, 저를 향해 손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북한의 어린아이들은 그렇게 미국을 증오하도록 교육을 받는구나 생각하니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기회가 있다면, 미국인들은 북한 주민들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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