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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염의 날…"북한, 열악한 의료체계와 환경으로 유병률 매우 높아"


지난해 4월 북한 평양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내원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4월 북한 평양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내원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매년 7월 28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입니다. 북한은 열악한 의료체계와 생활환경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간염 유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는 11년 전인 지난 2010년 간염 예방과 치료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매년 7월 28일을 ‘세계 간염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7월 28일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197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바루크 블룸버그 박사의 생일입니다.

WHO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간염 퇴치 목표 달성을 위해 특히 ‘저렴한 비용의 간염 검사와 치료’의 중요성을 매년 강조하고 있습니다.

WHO가 선정한 올해 간염의 날 주제는 ‘간염은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입니다.

WHO는 28일 “전 세계 3억5천만 명이 B형 혹은 C형 간염을 앓고 있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서도 간염 관련 질병으로 30초마다 한 사람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치료와 유아 예방접종 확대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성 간염 예방.검사.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We have made real progress in some countries on preventing and treating viral hepatitis and expanding infant vaccination. But globally, access to prevention, testing and treatment services for viral hepatitis remains far too low.”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간염환자의 약 80%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매일 3천 명 이상이 간경변과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An estimated 80% of them can't access the care they need. Other reason, over 3000 people die every day from liver cirrhosis and liver cancer, WHO’s global hepatitis strategy aims to reduce new hepatitis, B and C infections by 90% and deaths by 65% between 2016 and 2030. We have the tools to reach these targets, but only if all countries commit to making sure all people have access to them.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WHO의 전 세계 간염 전략은 2016~2030년 사이 신규 간염과 B형, C형 간염 감염을 90%, 사망을 6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는 이 목표에 도달할 수단을 갖고 있지만 모든 나라가 자국민들이 간염 예방.검사.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념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간염 유병률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다 탈북한 최정훈 한국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간염은 북한 정부가 나서 보건정책의 중심에 둘 만큼 환자가 많은 질병이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최정훈 선임연구원] “김일성 시대에 이미 간염, 결핵 문제는 당시 북한이 국가적으로 정부가 주도해서 퇴치하려고 했던 그런 중요한 감염병들이죠. 그래서 북한이 당시에 간염, 결핵을 없애기 위한 여러 지 보건정책 중에서 실시한 것이 하나가 2요양소, 3요양소, 조금 더 큰 단위는 2예방원, 3예방원. 다시 말하면 숫자 2는 간염을 말하는 것이고 숫자 3은 결핵을 말하는 것이죠. 그 정도로 북한이 간염이나 결핵에 신경을 쓰고 많은 노력을 하려고 했겠죠."

실태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려진 바 없지만 북한에서는 특히 만성화 되기 쉬운 B형 간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한국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2010년 사이 한국 통일부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들 가운데 10.8%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 내 간염 유병률이 3%대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의 B형 간염 유병률이 10%였던 시기는 1980년대입니다.

최정훈 선임연구원은 북한 내 간염 발병률이 높은 원인은 검진부터 치료까지 전반적인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생활환경도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최정훈 선임연구원] “시스템은 있는데 북한의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보건의료 문제,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간염, 결핵 문제도 뭐 예방원이니 요양소이니 의료진이니 있지만 그런 것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설비, 약품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보상돼야 되잖아요. 그게 안 되니까, 시스템은 있는데 그에 대한 해당한 대책들이 아무리 시행된다고 해도 뭐 결과가 시원찮은 것이죠.”

특히 북한 내 간염환자가 많은 이유는 김일성 정권 시절부터 시작된 간염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수 십 년에 걸쳐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녹취: 최정훈 선임연구원] “일단은 기존에 김일성 시대에 몇 십 년 전부터 있던 간염, 결핵 환자들을 완전히 근절을 못 했잖아요. 이런 것들이 90년대 대형 아사, 또 그 이후로 경제난 등 북한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첫째 건강검진에서 이런 기존에 간염환자들을 적발해가지고 그런 사람들에 대한 병, 그리고 해당한 치료 이런 혜택들이 따라줘야 되는데, 그것이 일단 안 돼요. 검진부터.”

최정훈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 남성들의 높은 음주율도 북한 내 간염 환자가 많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11년 보고서에서 북한은 2004년 전까지 간염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아 산모에서 태아로의 수직감염 위험성이 높고, 일회용 주사기 생산이 부족하고 소독장비가 열악해 수혈 등을 통한 감염 위험성도 클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1984년 간염 퇴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모든 영아를 대상으로 출생 직후와 생후 1개월, 6개월, 3차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고했습니다.

또 1995년부터 B형 간염백신을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했고, 2002년부터 B형 간염 수직감염 예방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2008년 WHO로부터 ‘B형 간염 관리 성과’ 인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지난 2016년 중순부터 북한 내 간염환자 치료에 나선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북한 당국의 엄격한 조치로 인해 해외 구호단체들의 대북 지원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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