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식량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유엔이 경고했습니다. 국경 봉쇄로 인한 인도적 접근 제한과 무역 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두 기구는 30일 공개한 ‘긴급 식량 불안정 조기 경보: 2021년 8월부터 11월까지의 전망’ (FAO-WFP Early warning on acute food insecurity August to November 2021 Outlook)보고서에서 북한을 많은 사람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의 식량 불안정이 악화되는 원인으로 분쟁과 경제, 자연재해, 국경 위협 등 4가지를 꼽으면서, 북한의 경우 8월과 9월 사이 태풍의 위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8월 초부터 9월 중순 사이 여러 차례의 태풍과 폭우 등 지난해의 극단적 기후가 북한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쳤으며, 올해 태풍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의 식량 불안정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접근 제한과 무역 차질을 꼽았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초기부터 국경 통제, 무역과 국내 여행 제한 등 엄격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런 상황이 8월에서 11월 사이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인도적 접근도 당국에 의해 매우 엄격히 제한되고 통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또한 통계가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최근 발표된 북한 중앙통계국의 식량 상황표와 FAO의 조기경보시스템의 추가 분석은 북한 내 곡물 부족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20년 11월과 2021년 10월 사이에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난 5년간 평균과 비슷한 규모인 110만t의 곡물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가운데 북한이 공식 수입할 계획인 20만 5천t을 제외하면 약 86만t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당량의 식량 부족분을 양자 간 혹은 다자간 방식을 통해 지원받지 못하면 북한 주민들이 오는 8월과 10월 사이 혹독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곡물 수입을 늘릴 수 있는 통로들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북한 내 곡물과 식량 안보 평가 활동을 옹호하고 5월과 10월 사이에 태풍 등의 기후 위험을 면밀히 관찰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한편 ‘국경없는 의사회’(MSF)는 29일 77개 나라에 대한 ‘2020년 국제 활동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로 지난 1995년부터 시작한 대북 지원 사업이 대부분 중단됐고, 지난해 북한에 상주한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사실상 전 세계 첫 번째로 국경을 봉쇄해 인적 교류와 대부분의 화물 진입을 막는 엄격한 폐쇄 조치를 시행했고, 이로 인해 경제적, 인도적 지원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함경북도 내 지원 프로그램을 사실상 대기 상태로 만들었으며, 지난 한 해 북한 당국과 정기적으로 접촉해 조속한 의료 활동 재개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함경북도 내 지원 사업은 지난 2018년 시작한 것으로, 결핵 환자를 위한 지역 내 종합 병원과 커뮤니티 차원의 소규모 헬스케어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경이 봉쇄되면서 2020년 계획 사업은 진행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 보고서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대북제재 면제를 받은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요청에 따라 개인보호장비, 신종 코로나 검사기와 항생제 등에 대한 대북 반입을 위해 지난해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면제 승인을받았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