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결의안은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고, 중국 정부가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이와 함께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가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강력히 요청하도록 하고,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의 안전한 입국을 위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탈북자 30 여 명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결의안을 발의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한국 국회가 앞장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탈북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그동안 우리가 조용한 외교라는 이름으로 별다른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하지 못하면서 지난 20년간 수 만 명의 탈북자들이 강제북송돼 공개 처형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왔습니다. 특히 이번에 체포된 탈북자 중에는 미성년자를 비롯해 한국에 부모와 자녀 할머니 등이 있는 이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국회가 앞장서서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반인륜적이고 반인도적인 인권 정책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여야 의원 29 명이 동참한 이번 결의안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주한 중국대사관과 주중 한국 공관 등을 통해 결의안을 전달할 방침입니다.
국회에 출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양자 협의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여론 환기를 위한 다자 외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현재 실제적인 협의는 지금 북경, 선양 에 있는 영사관 등을 통해 현지에서 하고 있습니다. 20 차례 이상 접촉을 했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도 얘기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이 문제를 중국 정부에 제기하도록 협의해 나가고 있습니다. 가능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또 한국 정부가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영사 접견을 요구하고, 탈북자 북송을 막기 위해 국회 차원의 방문단을 구성해 중국을 방문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그 동안의 조용한 외교 기조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중국 정부에 탈북자를 인도적으로 처리하라며 압박 외교를 펴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중국 정부에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이달 말 스위스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문제를 제기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탈북자들에게 한국민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가 하면, 다음 달 초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탈북자 문제를 공식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체포한 탈북자 중 일부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날 한국 내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2월 초 두만강을 건넜던 탈북자 9명이 지난 주말 북송돼 함경북도 온성군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한국행을 위해 중국 옌지에서 창춘으로 이동하다가 중국 공안에 불잡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해 처음으로 논평을 내고, 탈북자 송환은 주권국가의 정당한 활동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논평에서 국경지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위험요소로부터 자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응당한 의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최근 한국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탈북자 소동을 벌이며 송환 문제를 국제화하기 위해 무모하게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한국 국회가 오늘 (24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체포한 탈북자 중 일부를 북한으로 강제송환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