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인도지원사무국 ECHO가 지난 해 말 발표한 ‘2011-2012 전세계 수요 평가’(Global Needs Assessment) 지수에서 북한의 재해 취약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도주의적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이 고통 받는 정도를 수치화 한 ‘취약성 지수’(Vulnerability Index)에서 북한은 평점 1.17점으로 취약성이 낮은 나라로 분류됐습니다. 이는 유럽을 제외한 개발도상국 139개국 중 35번째로 낮은 것입니다.
재해 취약성이 가장 낮은 나라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0.33점을 받았고, 가장 높은 나라는 소말리아로 2.88점을 받았습니다.
취약성 지수는 유엔의 개발지수, 난민 비율, 5살 미만 영유아의 영양실조율과 사망률, 공공보건 실태,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확산 실태, 성 평등, 부의 분배 등 총 9개 분야를 평가해 산출합니다.
각 분야의 취약성이 매우 낮으면 0점, 가장 높으면 3점이 주어지며, 자료가 불충분한 분야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경우 유엔 개발지수와 성 평등, 부의 분배 분야 자료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이 가장 취약한 분야는 5살 미만 영유아 영양실조 실태로, 20% 이상이 영양실조로 나타나 3점을 받았습니다.
영유아 사망률은 보통 수준으로 2점을 받았습니다. 의사 수와 어린이 예방접종률 등을 평가한 보건 실태는 1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확산율도 1점으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북한은 2011년에 자연재해가 일어난 나라로 분류돼 위기 지수(Crirsis Index)는 3점을 받았습니다.
유럽연합은 각국에 인도주의 지원을 결정할 때 ‘취약성 지수’와 ‘위기 지수’를 감안합니다.
유럽연합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파키스탄과 팔레스타인 등 26개국과 아프리카 대륙에 약 6억 4천만 유로, 미화 8억 5천만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예정이지만 북한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유럽연합은 2008년 평양에서 인도지원사무국 ECHO을 철수한 이후 북한에 대규모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지 않고 농업 분야 등에 대한 개발 지원을 실시해왔습니다. 다만 지난 해 북한 당국의 요청에 따라 1천만 유로, 미화 1천5백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긴급 지원한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개발협력 지원을 담당하는 유럽개발협력청 EuropeAid는 올해 미화 8백만 달러 상당의 북한 농업개발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