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관영 언론을 통해 집중호우와 그로 인한 피해 상황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외부에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유엔 등에 지원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국 방콕에 소재한 유엔아동기금 UNICEF 아시아 사무소의 제프리 킬리 대변인은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홍수와 관련해 아직까지 북한 당국이 국제기구들에 구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킬리 대변인은 “따라서 유니세프 관계자가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며 “만일 당국이 요청하면 유니세프는 즉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 WHO, 유엔 인구기금 UNFPA, 세계식량계획 WFP, 그리고 북한에 상주하는 유럽 비정부기구들은 북한 내 재난 피해 지역에 대한 보건과 영양 대책을 공동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 말 압록강이 범람해 평안북도 신의주 시 일대가 물에 잠기자 북한 당국은 유엔과 국제적십자에 공식 서한을 보내 미리 비치해 둔 구호물품을 방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국제기구들은 이에 따라 즉각 긴급 조사단을 파견한 뒤 약품과 식량 등을 수재민들에게 지원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올해도 북한 전역에 긴급 구호품 10만 명 분을 비치해 뒀습니다. 긴급 구호품에는 식수정화제, 양동이, 비누, 비타민 A, 복합 미량영양소, 구강수분 보충염, 텐트, 방수막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내 홍수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최대 37만 5천 명의 이재민들에게 120일간 식량을 공급할 계획으로 올해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이밖에 국제적십자는 장마철에 대비해 북한 전역의 7개 적십자 창고에 간단한 취사도구, 식수, 의약품이 포함된 구호장비 2만 7천 개를 항상 비치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십자는 지난 해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해 37만 달러의 특별 예산을 집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