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먼저 미국 대통령 직속 암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답) 네, 미국 대통령에게 암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대통령 직속 암 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백 40장 상당의 보고서는 환경 노출로 인한 암 발병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대기와 식품, 그리고 식수 등에 규제를 받지 않고 포함돼 있는 화학물질로 인한 암 발병의 가능성이 지금까지 크게 과소평가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살충제나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 화학물질, 의료용 방사선, 플라스틱 용기, 과도한 태양 노출 등 환경 노출과 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지금까지 암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처럼 우리 주변에 흔한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을 원인으로 직접 규정한 것은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흡연과 식습관 등을 주요 암 발생 요인으로 꼽으면서, 화학물질과 오염물질로 인한 암 발병은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 수치가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화학물질과 오염물질로 인한 암 발병률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즉 현 시점에서 환경 노출이 암 발병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문)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어떤 권고를 하고 있나요?
답) 네, 보고서는 정부가 연구와 규제를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 노출을 최소화 할 것을 권고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어린이들이 성인보다 작고 발달이 더 빠르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다면서,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제대혈(umbilical cord blood)에서 산업 화학물질이 발견된 사례 등을 지적했습니다.
문) 지금까지의 규제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위원회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수는 거의8만 개에 이르지만 연방정부의 안전시험을 거친 화학물질은 불과 2백 개 정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력과 자본 부족, 복잡한 규정, 취약한 법률, 불공평한 법 집행 등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책정한 직장 내 화학물질 노출 안전 기준도 현 시점에 맞지 않는 아주 오래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보고서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일부 전문가는 이번 보고서가 암 발병과 관련한 환경 노출의 위험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암학회의 전문가인 마이클 튠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가 암 발발의 주 요인이 오염물질이라고 시사함으로써 균형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가 환경 노출로 인한 암 발병이 크게 과소평가됐다는 증명되지 않은 논리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튠 박사는 이 같은 균형을 잃은 보고서의 위험은 암의 진정한 주 원인을 간과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담배를 제거하면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30% 줄일 수 있고, 또 부실한 영영과 비만,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암 유발 가능성이 오염으로 인한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앞으로 암 발생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에서는 지난 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했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한 해 1백 50만 명의 미국인이 암 진단을 받았고, 56만 2천 명이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대통령 직속 암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과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