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가격 결정에서 기축통화로 지배적 역할을 해온 미국 달러화를 배제하고 다른 방안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영국 신문이 보도했으나 중동 국가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재무부의 전 고위 관리도 석유거래 달러화 배제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계속되는 달러화 약세 때문에 미국에서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미국의 경제하락과 부채 증가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의 보도는 달러화에 충격을 더했습니다.
인디펜던트 신문은 6일, 일부 아랍 국가들과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세계 원유시장의 가격 형성에 있어서 달러화를 빼고 금과 여러 다른 통화를 이용하는 이른바 '통화 바스켓'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비밀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장래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원유가격 결정에서 그리고 세계 각국이 대외지불 준비로 보유하는 준비통화로서의 달러화에 대한 의문들이 종종 나돌았습니다.
로저 올트먼 전 미 재무차관은 달러화 교체에 관한 추측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합니다.
"The dollar is going to remain the primary reserve...
올트먼 전 재무차관은 미국 달러화가 전 세계적으로 당분간 기축통화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없기 때문에 미국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 위치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올트먼 전 재무차관은 블룸버그 텔레비전 방송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그러나 미국 달러화의 견실도와 강세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The issues around the dollar are not so much what OPEC...
달러화에 관한 이 같은 의문들은 석유수출국기구, 오펙 회원국들과 관련해서보다는 훨씬 근본적인 문제들과 관련돼 있다고 올트먼 전 재무차관은 지적합니다. 미국 경제의 전망과 대단한 위험 수준에 육박하는 대규모 재정적자 등 때문에 달러화의 국제적 입지에 대한 의문과 도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보도는 달러화 가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대체하거나 적어도 보조 기축통화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움직이 나타나 60년에 걸친 달러화의 지배가 종식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동의 몇몇 나라 재무, 에너지 관리들도 인디펜던트 신문의 보도내용을 단호하게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인디펜던트의 보도를 별것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 달러화의 손상은 여러 가지로 이미 나타났습니다. 국제 통화시장에서 유로화, 일본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원유 가격이 1배럴당 71 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금값도 1온스 당 1천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호주가 최초로 금융위기 출구전략에 따라 금리를 인상한 것처럼 미국도 달러화 가치 방어 수단의 하나로 금리를 올리는 방안이 있지만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FRB의 벤 버냉키 의장은 가까운 장래에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노동조합 단체들과 제조업 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노동총연맹 산별 회의, AFL-CIO와 미 최대 제조업 단체인 전미제조업협회(NAM)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유세 때 비판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젠 행동에 옮길 때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