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로켓이 위성사진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는 사진에 나타난 로켓의 탑재물이 장거리 미사일 탄도탄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북한의 무수단리 미사일 기지를 포착한 최신 위성사진이 30일 공개됐다구요, 어떤 상황입니까?
답) 네, 이번 사진은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가 상업 위성사진 업체인 ‘디지털 글로브 위성’ 이 지난 29일 촬영한 사진을 입수해 공개한 것입니다. 디지털 글로브가 위성 촬영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미사일 발사장 모습은 최근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는데요, 이번 사진은 그 중 가장 최근의 것으로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에는 발사대의 그림자 뿐 아니라 로켓의 그림자도 뚜렷하게 보입니다.
문) 그러면 이번 사진으로 북한의 로켓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로켓은 북한이 지난 2006년 7월에 시험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2호를 개량한 3단식 로켓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 연구단체인 글로벌 시큐리티(Global Security)의 찰스 빅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빅 박사는 외관분석 결과 1단계 로켓은 직경 2.2미터에 약 20미터의 길이로 지난 1994년 대포동 1호 미사일 때의 1단계 보다 길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단계 로켓은 직경 1.35 미터에 길이는 대략 12.95 미터로 추정되고, 3단계는 고체연료 추진체(solid propellant)로 이뤄져 있다며, 전체 로켓의 길이는 대략 39.5미터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06년 발사됐던 대포동 2호의 전체 길이는 35미터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로켓은 그보다 5미터 가량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빅 박사는 또2006년의 대포동 2호와 마찬가지로 이번 로켓도 맨 하단 부분만을 제외하고는 전체가 백색으로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 로켓은 사거리 등에서 이전보다 훨씬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빅 박사는 최소한 1단계 로켓이 개선이 됐고, 전체적으로도 개량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무수단리 발사장에 반 지하 자동 연료 주입 시설을 만들었고, 미사일 조립 건물에 외부 건물을 추가했으며, 또 로켓의 상단부 준비를 위한 청정실(clean room)도 만들었다고 빅 박사는 말했습니다.
또 로켓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은 사거리도 길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번 3단계 로켓 시험발사가 성공한다면,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북한은 사거리 약 2천 2백km에 이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1호 이후, 사거리 6천 ㎞ 이상의 대포동2호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7월 발사한 대포동2호는 발사 후 7분 간 비정상적인 비행을 하다가 동해상으로 추락해 시험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문)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사는 로켓의 상단에 실린 탑재물이 인공위성인지 탄도탄인지 여부인데요, 사진으로 분별이 가능합니까?
답) 아닙니다. 사진의 로켓은 인공위성 또는 탄두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상단의 덮개가 벗겨진 상태로, 몸체가 완전히 드러나 있기는 한데요, 하지만 사진의 해상도가 낮아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 박사는 탑재물의 형태로 미뤄볼 때 장거리 미사일의 탄도탄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탑재물은 작은 계란 형태(bulbous)의 캡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로켓 본체에서 약간 퍼지면서 (flairs out) 원통형으로 올라간 다음, 그 다음에는 끝부분이 둥글게 모아지는 형상이라는 것입니다. 빅 박사는 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에 요구되는 가늘고 둥근 형태의 끝 모양 (nose cone)과는 전혀 유사점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북한이 예고한 발사 시점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관련 움직임이 어떻습니까?
답) 네, 최근 석 달 간 촬영됐던 사진을 보면 발사대 꼭대기에 크레인이 계속 움직이는 등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졌고, 지난 며칠 사이에는 로켓을 잡아주던 '거치걸이'에서도 움직임이 관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발사 시기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연료 주입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질산 계통의 연료는 주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로켓을 부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입 후 하루, 이틀 안에 로켓을 발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연료 주입 차량의 모습이 포착되면 대략 로켓의 발사일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연료 주입 작업을 숨기기 위해 지하에 새로 만든 반 지하 자동 연료 주입 시설을 통해 연료를 주입할 것으로 예상돼, 위성 촬영만으로는 정확한 관측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물론 사진만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에 성공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마다 의견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는데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몬트레이연구소 신성택 박사는 실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1단 미사일이 탈 때는 성공해서 올라갑니다. 하지만 단(stage)이 바뀔 때 그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액체가 연료탱크 안에 들어있을 때 온도가 영하 2백도 가까이 되는데 탈 때는 섭씨 5천도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광장히 불안정해지는 거지요. 1단이 다 타고 2단으로 옮겨 붙을 때 그게 광장히 어려운 기술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큐리티의 찰스 빅 박사는 이번 시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빅 박사는 이번 로켓의 하드웨어와 디자인 개량에 북한 뿐만 아니라 이란의 큰 지원과 투자가 이뤄졌으며, 북한은 지난 2006년 시험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상당한 변화와 개선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