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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한 군부 강화, 김정일 건강이상 반증’


북한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의 핵 협상과 대남 정책에서 군부의 역할이 두드러졌으며,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미 의회 관계자가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지난 2일 김 위원장의 사진을 또 한차례 공개했지만 그에 대한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뇌졸중 (Stroke)을 겪은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8월 이후 북한 군부가 미국과의 핵 협상과 대남정책에서 강화된 역할(Enhanced Role)을 보인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반증된다고 미국의 한 의회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미국 의회 내 초당파 연구기구인 미 의회조사국(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의 래리 닉쉬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을 겪은 것은 것으로 추정되는 8월 이후 올 하반기에 북한 군부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북한은 한국의 보수성향 이명박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을7개월 동안 거부하다, 지난 9월 말 첫 남북대화로서 군사실무회담을 전격 제안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 군사회담에서 북한이 전례없이 비 군사적 의제들을 강하게 제기했던 점을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열린 1, 2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개성관광 중단과 군사분계선을 통한 통행 금지, 개성,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인원 추방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닉쉬 박사는 과거 철저하게 군사적인 의제만을 다뤄왔던 북한 군부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처럼 외교관들이 다루는 비군사적 사안들을 들고 나온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군부의 급격히 강화된 역할은 미국과의 북 핵 협상에도 나타났다고 닉쉬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핵 검증 관련 협의를 위해 지난 10월 초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리찬복 판문점 대표부 대표를 협상 상대로 대면하게 된 것은 아마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대표는 당시 힐 차관보에게 기존에 북한이 주장해 온 남북 상호사찰과 미-북 간 고위급 군사회담, 종전선언 등 북한 군부의 입장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일 건강 이상설에 휩싸여 있는 김정일 위원장이 축구경기를 관전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달 11일 김 위원장이 821군부대 여성포중대를 시찰한 사진을 공개했지만, 당시 사진 속 배경 등이 공개 시기와 맞지 않아 오히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증폭시켰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중단한 지난 8월14일 이후 두번 째로 공개된 사진 역시, 건강 이상설을 정면으로 불식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입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달 6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8장 분량의 회람을 준비해 의회 내 관계자들에게 회람한 바 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아직 추가 회람이나 청문회 등은 예정된 바 없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 관련 정보를 포함한 북한 내부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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