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붕괴는 한반도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며, 세계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대사가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권력구도 등 북한 정권 내부의 변화 가능성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정권 내부의 권력구도 변화, 심지어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조심스레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붕괴시 예상되는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유출과 주민의 대량 탈북 사태, 내부의 권력투쟁 등 불안정 상황이 야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튼 전 유엔대사는 2일자 '월스트리트저널'신문에 `세계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정권의 붕괴로 인한 위기를 두려워해 북한의 안정을 지지하는 것은 '단기적 안정'을 '장기적 안정'과 혼동하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세계의 장기적인 이해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 정권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확산, 자국민 억압은 전세계에 큰 위협이라며, 그같은 독소적인 정권의 안정을 지지하는 것은 미국과 전세계의 장기적인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박사와 함께 작성한 기고문에서 북한 정권의 붕괴는 한반도가 민주적 법치국가로 통일되거나, 최소한 통일에 가까워 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세계는 북한의 붕괴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얻게 될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의 붕괴시 중국과 한국으로의 탈북자 대규모 유입과 같은 경제적, 인도적 위기가 우려되지만, 오늘날 국제사회는 이같은 위기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탈북보다 더 큰 인도적 위기는 북한주민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볼튼 전 대사는 북한의 안정을 지지하는 것은 현재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2천 3백만 북한주민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이는도덕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옳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존 챔벌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현재의 국제 정세에서 북한의 붕괴로 기회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운 현실임을 지적했습니다.
챔벌린 연구원은 북한의 붕괴로 많은 탈북 난민이 발생하고,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서 전략적으로 우세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할 때, 가장 큰 우려와 손해를 맞게 되는 당사국은 바로 중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붕괴는 중국의 동북아 전선에 큰 도전이 될 것이며, 중국은 적극적인 개입으로 이를 막으려 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챔벌린 연구원은 따라서 중국과 북한은 정권의 안정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챔벌린 연구원은 미국도 북한 정권의 몰락을 바랄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한 결과, 즉 통제할 수 없는 불안정은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