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 WHO를 통해 북한의 말라리아 방역 사업에 1백 18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계속돼 온 한국 정부의 말라리아 방역 사업 지원으로 말라리아 감염환자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가 올해 북한의 말라리아 방역 사업을 위해 1백18만 달러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일 제202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결과를 발표하고 세계보건기구, WHO가 추진하는 대북 말라리아 방역 사업에 방제약품과 진단장비 지원, 교육 및 기술지도 등을 위해 총 1백 18만 달러 상당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북 말라리아 지원 사업은 지난 2001년 시작됐으며 당시 53만 달러에 그쳤던 지원금이 지난 해에는 1백 41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같은 노력에 따라 북한 내 말라리아 감염환자 수는 2002년 24만 1천 1백 90명에서 2006년 9천 3백53명, 그리고 지난 해에는 7천 4백 36명으로 매년 크게 줄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 결정에 앞서 서울에서는 한국에 말라리아가 확산되고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한국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채종일 교수팀은 지난 달 28일, 1970년대 말 자취를 감췄다가 '90년대 후반부터 비무장지대(DMZ)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라리아가 최근 한국에서 토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1993년 처음으로 한국 경기도 북부 비무장지대에서 ‘삼일열 말라리아(Tertian Malaria)’ 에 감염된 군인이 발생한 이후, 1999년에서 2000년 사이에 4천 명의 신규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지난 해 말까지 총 감염자 수가 2만 3천 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으로, 전세계적으로 매년 2억에서 3억 명이 감염되고 수 백만 명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유행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중국 얼룩날개 모기’가 매개로, 잠복기를 거쳐서 발병시 3일 간격으로 고열과 오한이 반복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에서 나타나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서는 덜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연구팀은 말라리아 모기는 5~10 킬로미터 이상 이동하기가 어렵다며, 북한에서 감염된 모기가 날아와 비무장지대의 한국 군인을 물어 감염시켰던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민간인들이 대부분 비무장지대에서 10km 떨어진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한국에 ‘삼일열 말라리아’가 거의 뿌리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