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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보내졌던 독일산 대형 토끼 다시 화제


북한 당국이 식량난 해소 방안의 하나로 지난 해 독일의 한 토끼 사육업자로부터 수입해 화제가 됐던 독일산 대형 토끼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이들 대형 토끼와 사육업자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영상물이 여러 국제영화제에 출품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유미정 기자와 함께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독일산 대형 토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진행자) : 유미정 기자, 지난 해 2월이었죠? 북한이 식량난을 덜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독일의 한 사육업자로부터 대형 토끼를 수입해서 화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희 방송에서도 보도를 했었는데요, 북한은 지난 해 2월 일반 개들보다 더 큰 초대형 토끼를 사육해서 상을 받은 독일의 토끼 사육업자 카알 스즈몰린스키 씨로부터 초대형 토끼 12마리를 구입했습니다.

당시 식량난 해소를 돕기 위해 독일산 대형 토끼를 수입해 초대형 토끼 사육농장을 건설하고 싶다는 북한 측의 뜻을 전해들은 스즈몰린스키 씨는 선뜻 토끼를 북한 측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는데요, 그 소식이 미국의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 신문, 영국의 BBC 방송, 그리고 독일의 시사잡지 ‘슈피겔’ 등에 크게 보도됐었습니다. 당시 CNN의 보도를 들어보시죠.

스즈몰린스키 씨가 사육한 대형 토끼 로버트와 앨리가 곧 북한에 가게 된다는 설명과 함께, 스즈몰린스키 씨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그런데 스즈몰린스키 씨가 북한 측이 수입한 대형 토끼들을 일찌감치 모두 잡아먹었다고 주장해서 한 때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스즈몰린스키 씨는 토끼들의 사육환경을 둘러보고 또 사육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북한 측이 자신을 지난 해 4월 초청하기로 약속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대사관에서 출국 며칠 전에 이유없이 비자 발급을 지연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 이유는 바로 자신의 토끼들이 모두 잡아먹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근거없는 것이라며 크게 반박하고 있는데요, 스즈몰린스키 씨는 24일자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해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연회가 열린 이후 대형 토끼들이 사라졌다며, 자신의 토끼들이 잡아먹혔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스즈몰린스키 씨의 대형 토끼들이 최근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스즈몰린스키 씨와 그의 대형 토끼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영상물이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단편 영상물을 제작한 사람은 뉴욕에 거주하는 줄리어스 오나 감독인데요, 먼저 영상물의 일부를 잠깐 들어보시죠.

이 장면은 스즈몰린스키 씨가 대형 토끼에게 먹이를 준 다음 안아 올리는 장면이데요, 토끼가 아주 무거운지 스즈몰린스키 씨가 힘을 쓰는 모습입니다. 스즈몰린 씨는 이 토끼의 이름이 앨리라고 소개합니다.

지금 들으신 부분은 영상물의 후반부인데요, 초반부에는 시골에 사는 스즈몰린스키 씨가 병든 아내와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어떤 동물과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장면이 비춰집니다. 이후 스즈몰린스키 씨가 밖으로 나가 자신의 초대형 토끼를 꺼내 보여주고, 어떻게 해서 독일주재 북한대사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또 자신이 왜 북한을 도와주려하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진행자): 네, 아주 단순한 영상물 같은데, 이 단편 영상물이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됐다구요? 지금까지 어떤 영화제에 소개됐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제일 먼저 지난 해 11월 미국의 세인트 루이스 국제영화제에 이어서 지난 달에는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는 30일과 다음 달 2일에 걸쳐 열리는 미국의 플로리다영화제, 또 다음 달 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독일 드레스덴영화제, 오는 7월 호주 맬버른 국제영화제에서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오나 감독에 따르면 그 밖에도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등지에서 열리는 영화제에도 공식 출품 요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오나 감독이 독일산 대형 토끼에 관한 영상물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또 국제 영화제에서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오나 감독은 스즈몰린스키 씨의 대형토끼 이야기의 ‘지정학적 측면’에 매료됐기 때문에 영상물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나 감독은 한때 분단을 경험했던 동독 출신의 한 시골 농부가 지구 반대편의 또다른 분단국가인 북한을 돕는다는 그 대칭이 아주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오나 감독은 또 국제영화제에서 아주 큰 호응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처음에 순수한 지정학적 관심에서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가 너무나 큰 반응을 얻어서 자신도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오나 감독은 사람들은 이 영상물이 껍질을 계속해서 벗겨 나가는 양파처럼 이 이야기를 둘러싼 더 많은 사실들과 좀 더 거시적인 정치사안들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오나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이 영상물을 장편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몇 달 안에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난 해 북한 식량난 해소 방안의 하나로 북한에 판매됐던 독일산 대형 토끼가 최근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 배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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