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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격화’ 세르비아 총리 사임


2025년 1월 2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밀로슈 부체비치 총리가 사임 발표를 하고 있다.
2025년 1월 2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밀로슈 부체비치 총리가 사임 발표를 하고 있다.

발칸반도 내륙국 세르비아의 밀로슈 부체비치 총리가 28일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부체비치 총리는 이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국가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모든 분들께 감정을 가라앉히고 대화로 돌아가자고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체비치 총리는 세르비아 진보당(SNS) 대표로, 지난해 5월 총리직을 맡은 지 8개월 됐습니다.

◾️ 반정부 시위 계속

부체비치 총리의 사임 발표는 작년 11월 세르비아 제2의 도시 노비사드에서 발생한 철도역 지붕 붕괴 사고 이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계속된 데 따른 것입니다.

이 사고로 15명이 사망했고, 중상자도 나왔습니다.

해당 철도역은 중국 컨소시엄 등이 참가해 수년간의 개보수공사 끝에 지난해 7월 재개장했으나 4달 만에 사고를 겪었습니다.

시위대는 해당 사고가 부패와 족벌주의에 따른 부실 공사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책임자들에 대한 신속하고 강력한 사법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교통부 장관 등 기소

사고와 관련해 사임한 고란 베시치 전 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10여 명이 부실 관리·감독 책임 등을 물어 기소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더욱 투명한 진상 조사와 관련 문서 공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왔습니다.

기업들의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 휴업 등도 계속됐습니다.

시위대에 대한 공격도 계속되면서 사회 혼란이 극심해졌습니다.

특히 27일에는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혼잡한 도로 교차로를 시위대가 24시간 봉쇄하는 동안 여-야 지지자 간 충돌로 여학생 한 명이 다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 사고 지역 시장 출신

부체비치 총리는 사고가 발생한 노비사드의 시장 출신입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재임했는데, 임기말에 철도역 개보수 관련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부체비치 총리는 시위를 둘러싼 사회 혼란이 선을 넘었다고 28일 회견에서 지적하면서, 정부 비판 세력이 철도역 사건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긴장을 더 고조시키지 않기 위해 이(총리직 사임) 결정을 내렸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시위대의 정치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밀란 주리치 노비사드 시장도 함께 사임할 것이라고 부체비치 총리는 밝혔습니다.

◾️ 새 정부 구성 또는 조기 총선

총리 사임은 앞으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의회는 이후 30일 내 새 정부를 구성하거나 조기 총선거를 실시해야 합니다.

현재 여당인 SNS는 잘 조직된 상태이고 세르비아의 언론 공간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국제 선거 감시단체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SNS는 1년여 전 열린 최근 총선에서도 여유롭게 승리했습니다.

반면 야당은 분열돼 있습니다.

◾️ 정부 수반 교체

부세비치 총리는 세르비아 정부 수반이어서, 총리 교체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하지만 현재 세르비아의 실권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에게 집중된 상태라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해설했습니다.

부치치 대통령은 포퓰리스트 정치인으로서, 지난 2017년부터 재임하고 있습니다.

부세비치 총리는 부치치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고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부세비치 총리는 사임 결정에 관해 “대통령과 오랜 회의를 했다”고 28일 회견에서 말했습니다.

◾️ 대통령 대국민 연설

총리 사임 발표 전날인 27일 오후 부치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시위대와 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치치 대통령은 또한 연설에서 “시위와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과 교수들을 사면하겠다”고 말하고 “대대적 정부 개편을 통해 장관의 절반 이상이 교체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시위대 반응 중요

총리 사임에 대한 시위대의 반응이 앞으로 세르비아의 혼란 상황이 어디로 갈지에 중요한 관건입니다.

“시위대가 총리 사임을 중요한 발전으로 여긴다면, 이번 시위는 이전의 여러 반정부 운동처럼 점차 사그라들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관측했습니다.

시위가 계속되면 정치·사회적 불안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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