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후 곳곳에서 집단매장지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을 살해한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당선인이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공식적으로 대선 승리를 확정 지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108개국에서 확인됐고 종간 장벽을 넘어서는 감염이확산하고 있다고 유엔(UN)이 지적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시리아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근교에서 대규모 집단 매장지 두 곳이 발굴됐습니다. 이 집단 매장지는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에 있는 나자와 북쪽에 있는 쿠타이파에서 발견됐는데요. 아사드 통치하에 실종된 수만 명이 묻힌 곳으로 추정됐던 곳입니다.
진행자) 아사드 정권 시절에 실종된 사람이 많습니까?
기자) 네.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실종자위원회(ICMP)에 따르면, 실종자로 신고된 사람이 15만7천 명이 넘습니다. 위원회는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아사드 정권에 불법 납치, 구금, 또는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시리아 민병대인 ‘화이트헬멧’은 실종된 사람 대부분이 전국 곳곳에 있는 집단 매장지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전국 곳곳에 이런 집단 매장지가 여럿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실종자위원회는 시리아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집단 매장지가 66곳에 달할 수 있다는 자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화이트헬멧은 전국에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적어도 13곳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매장지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다라아주 남부 이즈라 마을에서는 30구 이상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새 당국이 이를 허용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아사드 정권을 물리치고 시리아에 과도 정부 수립을 선포한 이슬람 반군 연합 세력은 아사드 정권 시절 실종된 이들을 찾기 위해 실종자 가족과 재소자들을 잇는 핫라인을 설치했습니다. 이슬람 반군은 앞서 알레포, 홈스, 하마, 다마스쿠스를 점령할 때마다 재소자들을 풀어줬습니다. 이런 가운데 17일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스티븐 랩 전 미국 전쟁범죄 담당 대사는 새로운 과도 정부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진행자) 랩 전 대사가 집단 매장지도 방문했습니까?
기자) 네. 랩 전 대사는 다마스쿠스 근교에서 발견된 나자와 쿠타이파 매장지 두 곳을 방문했습니다. 랩 전 대사는 현장에서, 이는 “아사드 정권이 운영하고 유지했던 ‘죽음의 기구’에 관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랩 전 대사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스티븐 랩 전 미국 전쟁 범죄 담당 대사]
“We heard from a witness who testified in Germany and whom I personally interviewed and we personally worked with for a long period of time with satellite imagery, that at this particular cemetery where he had been one of the administrators, he was called into service by the government in 2012 in order to begin the mass burial of persons that had been killed in government custody.”
기자) 랩 전 대사는 자신이 직접 인터뷰했으며 위성사진과 관련해 오랜 시간 함께 일했다는 사람으로부터 2012년에 정부의 요청을 받고, 구금 중 사망한 사람들의 대량 매장을 시작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랩 전 대사는 또 2013년부터 적어도 10만 명 이상이 고문당하고 살해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고 개탄했습니다.
진행자) 수많은 시신이 매장됐다면 유해 발굴 작업이나 신원 확인 작업에 어려움이 많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 통신은 이즈라 마을에서 발굴된 유해 중에는 머리 또는 눈이 총격을 당해 처형된 모습도 있었고, 어떤 시신은 불에 태워진 모습으로 처형됐다는 주민 증언을 전했는데요. 국제 단체들과 법의학팀, 시리아 국민들이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들을 꺼내고 신원을 확인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랩 전 대사는 체계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절차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랩 전 대사는 집단 매장지를 확보하고 발굴해 유해들을 찾아내며,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 또 보안 부서와 교도소에서 발견된 수천 개의 문서를 정리 보존하는 작업 등을 시리아 정부 대표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시리아 정부의 형사 기소를 지원하고 국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축출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최근 입장을 표명했죠?
기자) 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반군 연합에 다마스쿠스가 함락되기 전에 시리아에서 탈출해 러시아로 망명했는데요. 지난 16일 축출된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대통령실이 운영하던 텔레그램에 반군 공세 속에 망명한 과정을 설명했는데요. 그는 “시리아를 떠난 것은 계획된 것이 아니며 교전 마지막 순간 이뤄진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망명을 고려한 게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네. 아사드 전 대통령은 8일 오전까지 다마스쿠스에서 직무를 수행했다면서 사임이나 망명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일단 대피한 러시아군 기지가 강도 높은 공격을 받으면서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로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제 테러리즘을 시리아 해방 혁명으로 꾸며내는 목적으로 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현재 아사드 전 대통령의 러시아 내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러시아로 가봅니다. 러시아 당국이 군 고위 장군을 살해한 용의자를 체포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이 18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을 살해한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용의자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연방보안국이 용의자의 신원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FSB는 용의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1995년에 태어났고, 우크라이나보안국(SBU)에 포섭된 인물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라고 하는데요. FSB는 또 이 용의자가 임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10만 달러의 보상과 유럽연합(EU) 국가로의 이동을 약속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당국이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날(1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 대로변 아파트 입구에서 전동 킥보드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폭발로 이고르 키릴로프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과 보좌관이 즉사했고요.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폭발 장치가 원격으로 조종된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 감시카메라를 확보하고 범인을 추적해 왔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키릴로프 장군이 러시아군에서 꽤 중요한 임무를 맡아 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러시아군의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방사능 무기를 총괄하는 화생방 방어부대를 이끌어왔습니다. 영국, 캐나다 정부 등 여러 국가의 제재 대상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야만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하도록 도왔다는 혐의였습니다. 우크라이나보안국(SBU)도 16일, 금지 화학무기 사용 지시 혐의로 키릴로프 사령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연방보안국의 발표 내용 좀 더 들어 보죠.
기자) FSB에 따르면,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지시에 따라 모스크바로 가서 수제폭발 장치를 인수했고요. 이어 폭발물을 전기 킥보드에 싣고 키릴로프 사령관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 놨습니다.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있는 관계자에게 현장 장면을 생중계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했고요. 키릴로프 사령관이 이른 아침 건물에서 나오자, 폭탄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혐의가 인정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러시아연방보안국은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테러 행위를 조직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관계자들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우크라이나정보국(SBU) 관계자는 17일, AP 통신에 SBU가 공격 배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이 당국자는 키릴로프는 전범이자 완전히 합법적인 표적이라고 말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폭격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영상도 제공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내정자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인 1월 20일 전에 우크라이나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습니다. 켈로그 내정자의 유럽 방문은 사실 조사를 위한 것으로 방문 계획에 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방문 일정이나 계획은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최우선 외교 정책의 하나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꼽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고 말해 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끔찍한 학살이라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공식적으로 확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투표에서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다음 달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승리 인증을 받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5일 열린 선거에서 이미 승리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선은 일반 투표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닙니다. 미국 대선 제도는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직접선거제가 아니라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간접선거제이기 때문인데요. 따지고 보면, 11월 선거에서 국민들이 뽑은 건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각 주의 선거인단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선 승리는 각 지역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인단은 총 538명인데요. 이 가운데 과반, 즉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미국 내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 D.C.에서 각각 진행된 투표에서 선거인단 312명의 표를 얻었고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6표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혹시 일반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까?
기자) 선거인단이 누구를 찍을지는 이미 결정돼 있습니다. 일반 투표 결과에 따라선거인단이 배정되는데 선거인단은 당원 중에서 뽑히기 때문에 다른 당의 후보를찍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몇 박빙 승부에서는 일반 유권자투표에서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6년 대선 때가 그렇지 않았나요?
기자) 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일반 투표에서 약 290만 표를 더 많이 얻었습니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압승했는데, 바로 선거인단의 승자독식 제도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선거인단 수가 10명인 주라면 일반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득표한후보가 선거인단 10명을 모두 가져가는 겁니다. 지난 2000년 대선 때도 민주당의 앨고어 후보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보다 54만 표 가까이 더 얻고도 선거인단투표에서 패배했는데요. 미국에서 이런 사례는 총 5번 있었습니다.
진행자) 따라서 미국 선거 운동 과정을 보면 후보들이 특정 주에서 선거 운동을 집중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자신이 쉽게 승리하게 될 주에서는 어차피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게 될 테니, 유권자의 지지도가 왔다 갔다 하는 주, 이른바 경합주에 선거운동을 집중하는 겁니다. 이번 2024년 대선에서 경합주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주였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지난달 이들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했고요. 따라서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할 것은 이미 확실시된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선거인단은 어떻게 구성되는 건가요?
기자) 각 주의 연방 상원의원 2명과 인구에 비례해 할당되는 연방 하원의원을 더한 숫자가 됩니다. 따라서 미국 전체 하원의원 수 435명에 상원의원 수 100명 그리고 수도 워싱턴DC의 선거인단 3명을 합쳐 미국 50개 주 전체의 선거인단은 538명이되는 겁니다. 그리고 인구가 가장 많은 주로 연방 하원의원이 52명에 이르는 캘리포니아주는 상원의원 수 2명을 포함해 총 54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되고요. 인구가 적어서 하원의원이 1명에 불과한 버몬트주 같은 경우는 선거인단이 총 3명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또 다 끝난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선거인단은 12월 두 번째 수요일 이후 다음 화요일에 자체적으로 투표를 하고, 이 결과는 ‘투표 확인증(Certificate of Vote)’에 담겨 12월 넷째 주 수요일까지 의회에 전달되는데, 올해는 25일입니다. 그리고 내년 1월 6일에 부통령 주재로 연방상·하원이 합동회의를 열고 각 주에서 전달된 투표 확인증을 개표하고 인증함으로써 차기 미국 대통령을 공식 발표하게 됩니다.
진행자) 지난 대선 때는 바로 이 의회 선거 인증 과정에서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 중이던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했습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사당을 난입한 건 미국 역사에서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 특검에 의해 기소됐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한이후 사건을 담당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기소 기각을 요청했고요.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해당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흔히 조류독감이라고 하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새로운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유엔(UN)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UN은 18일 보도자료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현재 5개 대륙 108개국에서 보고됐으며 전 세계 3억 마리 이상의 조류가 인플루엔자로 죽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특히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넘어 전파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종간 장벽을 넘는다는 건, 조류독감이 새 종류가 아닌 다른 동물로 전파되고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H5N1 바이러스는 야생조류를 통해 전파되는데요. 500종 이상의 조류를 비롯해 최소 70종의 포유류에도 전파됐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맹금류인 캘리포니아 콘도르와 북극곰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는다면 사람에게도 전파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이 H5N1에 감염된 사례가 올해 76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감염자 대부분은 농장 노동자였으며, 이 중 60건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야생동물과 가금류, 젖소에서도 조류독감 감염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WHO는 호주와 캐나다,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에서도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에 조류독감이 퍼질 위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WHO의 전염병 관리 책임자인 마리아 반 커크호브 박사는 사람 간의 감염 위험은 현재 낮게 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반 커크호브 박사는 인간 감염 사례는 농장에서 일하면서 감염된 동물에 노출된 경우들이 대부분인 만큼 “현재 공중보건 위험은 낮음에서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이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있고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의 인간 감염은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기자) 미국의 경우, 텍사스주에서 젖소와 접촉했던 농장 근로자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왔는데요. 가금류가 아닌 포유류에서 인간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였습니다. 이후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축이 낙농장 노동자들에게 병을 옮기는 사례가 미국 내에서 확산했고요.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젖소가 확인되면서 쇠고기와 우유에 대한 안전 우려도 나왔습니다. 반 커크호브 박사는 우유를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저온살균 우유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단순히 보건 문제만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을 가금류로 삼고 있는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퍼지면서 식량과 영양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적했습니다. 수억 명의 생계가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고, 농부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적절한 안전 조처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젖소에서 H5N1 바이러스가 확인된 이후, WHO도 경고의 목소리를 더 내고 있는데요. WHO는 동물은 물론 사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농장 감시와 동물의 질병 확산을 막는 생물 보안(biosecurity)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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