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6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한국의 급작스러운 정국 혼란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는 표결로 이를 해제하는 초유의 사건이 불과 6시간 안에 벌어졌습니다. 현재 한국 야당들이 공동으로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한국 6개 야당이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들 야당은 5일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도록 하고, 6일이나 7일경 이를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인데요. 한국 국회법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합니다.
진행자) 탄핵 사유를 뭐라고 명시했습니까?
기자) 탄핵소추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명의로 제출됐는데요. 탄핵의 주요 사유로 윤 대통령이 계엄이 필요한 어떠한 요건도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명시된 국민주권주의, 5조의 권력분립의 원칙 등 여러 헌법 조항과 법률을 위반 또는 침해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계엄령 선포 전, 국무회의 심의가 필수인데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았으며, 계엄을 선포할 때는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는 절차도 무시하는 등 용납할 수 없는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계엄령 선포에서 해제까지 매우 급박하게 전개됐죠?
기자) 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3일 밤 10시 20분경, 비상계엄을 선포했고요. 한국 국회는 4일 0시 47분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겠다고 선언했고요. 국무총리실이 4일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고 밝히면서 6시간여 만에 계엄은 해제됐습니다. 탄핵소추안은 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으로 개인적 이유를 꼽았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어보죠.
기자) 네. 현재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비위, 국정 농단 의혹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탄핵소추안에는 윤 대통령이 본인과 가족의 불법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 진상 조사 및 특검 수사가 임박하자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위헌, 위법의 계엄령을 발령했다는 문장을 담았습니다.
진행자) 탄핵소추안에 또 어떤 내용이 들었습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이 국군을 정치적 목적으로 위법, 부당하게 동원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군과 경찰을 불법 동원해 유일한 계엄 통제 헌법 기관인 국회를 봉쇄하는 등 헌정 질서 파괴 범죄를 저질렀다고 명시했습니다. 탄핵 소추안은 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는 형법상 내란죄를 구성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탄핵 소추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기자) 국회 재적 300명 의원의 과반이 발의해야 하고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표결은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됩니다. 이날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6개 야당 190명 의원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면, 여당 의원들의 표도 필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적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 찬성해야 합니다. 현재 야당 의원이 190명인데요. 여기에 무소속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까지 들어가면 192명입니다. 따라서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적어도 8표가 나와야 합니다.
진행자) 여당에서 가결에 필요한 이탈 표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야당은 국민의힘에서 충분한 표가 나오지 않아 부결돼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국회는 10일 정기 회기가 종료되는데요. 야당은 이후에도 임시국회를 열고 다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만약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윤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됩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한국 헌정사상 탄핵 심판을 받는 세 번째 대통령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제 윤 대통령까지 탄핵 심판대에 서게 됐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는데요.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는 각각 다른 판단이 나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서 약 60일 만에 대통령직에 복귀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재의 대통령직 파면 결정에 이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약 4년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내각이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고요?
기자) 네. 한덕수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은 4일 정부 청사에서 후속 대책을 논의했는데요.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한 총리는 내각이 전원 사퇴할 경우, 정부가 마비될 우려가 있는 만큼 일단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총리실은 밝혔습니다. 한덕수 총리는 또 이날 오후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비공개 긴급 회동을 하고 사태를 논의했고요.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대통령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한국 시국에 관한 국제 사회 반응 보겠습니다. 한국의 이런 상황은 바로 전 세계에 전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해외 언론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긴급 속보로 타전했습니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은 한국 국회 앞 상황을 생중계로 내보내기도 했는데요. 각국 정부도 일제히 한국의 급작스러운 정국 혼란에 우려를 표명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정부 반응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 중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3일 현지에서 한국 상황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방금 보고받았다며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일 VOA 논평 요청에, 윤 대통령의 결정에 안도하며 민주주의는 미한동맹의 근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쪽에서도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일 성명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 명령을 철회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성명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민주주의와 법치라는 공동의 원칙에 기반한 미한 동맹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는 첫 질문부터 시작해 한국 사태에 관한 질문이 약 20분간 집중적으로 다뤄졌는데요. 브리핑이 워싱턴 시각으로 3일 오후 1시경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되기 전이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 발언 들어 보시죠.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 "We are watching the recent developments in the ROK (Republic of Korea) with grave concern. We are seeking to engage with our Republic of Korea counterparts at every level, both here in the United States and in Seoul. Let me also just mention that our alliance with the Republic of Korea is ironclad and we're fully committed to that. And ultimately here, our hope is and in every hope and expectation is that any political disputes will be resolved peacefully and in accordance with the rule of law
기자) 미국은 한국에서 벌어진 이번 상황 전개를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파텔 부대변인은 또 “미국과 한국에서 모든 직급의 대화 상대와 관여를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동맹은 철통같으며 미국은 이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모든 정치적 분쟁은 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 미국 정부에 통보했나요?
기자) 미국 정부는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파텔 부대변인의 발언 다시 들어 보시죠.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 “What I can say is that we were not notified of President Yoon's announcement in advance."
기자)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어떠한 직접 대화도 없었느냐는 질문에 파텔 부대변인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이 발표하기 전에 우리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도 사전에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 주한미군의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4일 총리 관저에서 한국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시바 총리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We are carefully monitoring (the South Korean situation) with special and great interest. “As of now, the government has not heard of any Japanese nationals injured (from the South Korean unrest).
기자) 한국의 상황을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이시바 총리는 또, 현재로서는 한국에 있는 일본인이 다쳤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일본인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이에 관해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 내정 문제로 간주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의 상황이 지역 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The situation in the Republic of Korea, clearly raised plenty of questions. We are watching with concern the tragic events unfolding in South Korea. We expect that they ("tragic events") will not affect the social and political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It has already been complicated by provocative action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its allies.”
기자) 한국의 상황은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 사건을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 “우리는 그것들(비극적 사건들)이 한반도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는 이미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도발적 행동으로 이미 복잡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한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방 주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관계가 경색돼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반응도 볼까요?
기자) 영국, 아일랜드,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일제히 한국의 상황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독일 외무부는 소셜미디어 X에 “우리는 한국의 상황을 면밀히, 큰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민주주의는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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