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법무부 장관과 국무장관, 국가정보국 국장 인선을 마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은 백악관과 연방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모두 싹쓸이했습니다. 15일과 16일 이틀간 페루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해 이란 핵합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튀르키예가 브릭스(BRICS) 협력국 지위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데 이어, 속속 차기 정부 인선 발표가 나오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2기 정부 법무장관으로 맷 게이츠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했습니다. 게이츠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가 나오자, 연방 하원의원직을 사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4건의 형사 사건을 비롯해 사법적 부담을 이겨내고 이번 대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는데요. 그래서 차기 정부 법무장관에 누가 될지 특히 많은 관심이 쏠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게이츠 지명자가 “법무부의 체계적인 부패를 근절하고 범죄와 싸우며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하는 본래의 사명으로 법무부를 복귀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지명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올해 42살로, 플로리다주를 지역구로 지난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습니다. 의회 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 의원 중 한 명으로, 과격하다는 평가를 많이 듣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을 강력히 옹호해 왔고요. 지난해 10월 같은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이 바이든 정부에 충분히 강경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그를 해임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또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도 받았는데요. 게이츠 지명자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은 그 혐의에서 벗어난 겁니까?
기자) 네. 게이츠 지명자는 해당 혐의에 대해 하원 윤리조사위원회 조사를 받았는데요. 윤리위 조사는 게이츠 지명자가 이제 하원 직을 사임함에 따라 13일로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법무부가 수년 동안 해당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법무부는 기소하지 않고 사건 조사를 자체 종료했었습니다.
진행자) 게이츠 지명자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체로 충격적이고 파격이라는 반응입니다. AP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더 경험이 풍부한 후보를 제치고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distruptor)’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은 충성주의자를 임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BBC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모든 인물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이라며, 집권 후 기존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가 선명히 드러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무모한 선택’이라는 의원들의 반응을 전했고요.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현장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장관 지명 발표가 나오자, 공화당 의원들의 탄식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의 이야기 들어보죠.
기자)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법무장관에 대한 진지한 지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요. 수잔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물론 대통령은 원하는 사람을 지명할 권리가 있지만, 많은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충성파로 평가받는 맥스 밀러 하원의원도 무모한 선택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게이츠 지명자가 마음과 정신에 개혁을 품고 있으며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그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면서 좋은 일을 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진행자)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상원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지명은 대통령의 특권이라며 인준 심사 과정에서, 열린 마음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입니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트럼프에 맞서서, “정치뿐만 아니라 양심과 신념에 따라 행동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첫 번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피터 웰치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은 다른 훌륭한 법무장관이 될 사람이 많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국무장관에는 요 며칠 이야기가 나왔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그대로 지명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에 앞서 먼저 국무장관 지명 소식이 나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루비오는 우리 국가의 강력한 옹호자, 우리 동맹국들의 진정한 친구, 우리 적들에게 절대 물러서지 않는 두려움 없는 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지명자는 그간 매우 활발히 의정활동을 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외교관계위원회에 속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한때는 트럼프 당선인의 비판자였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가장 강력한 옹호자의 한 명으로 관계가 발전했습니다. 이란, 중국, 쿠바 등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는 유명한 매파이고요. 트럼프 당선인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중남미계 국무장관이 됩니다.
진행자) 국가정보국 국장에는 여성이 발탁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털시 개버드 전 연방 하원의원이 차기 행정부의 국가정보국 국장에 지명됐습니다. 하와이주를 대표하는 4선 의원이었는데요. 지난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 출마했다 하차했고요. 지난 8월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고 10월에는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진행자) DNI 국장은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자리인데, 개버드 지명자가 정보 쪽 경험은 있습니까?
기자) 정보 관련 위원회에서 직접 일한 적은 없고요. 국토안보위원회에서 2년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고위 국가 안보와 정보 직책을 몇 년 간 역임했던 애브릴 헤인스 현 DNI 국장에 비하면 외부 인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개버드 지명자는 20년 이상 육군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며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파병된 경력이 있습니다. DNI 국장도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도 석권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공화당이 백악관, 상원에 이어 13일 하원까지 모두 싹쓸이했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하면서 의회의 협력 속에 자신의 주요 공약을 추진할 강력한 기반을 갖추게 됐습니다. 앞서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53석을 얻으며 상원 다수당 지위를 찾았습니다. 한편, 공화당 상원은 이날(13일) 존 튠 의원을 상원 공화당 대표로 선출했는데요. 일론 머스크 씨를 비롯해 일부 트럼프 지지자는 친트럼프계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튠 의원의 대표직에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이 하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현실화됐군요?
기자) 네. 공화당이 13일, 연방 하원 의석 총 435석 가운데 218석을 확정하면서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47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한국계 데이브 민 주상원의원이 승리하면서 처음으로 연방 하원에 입성하게 됐는데요. 이로써 당선이 확정된 한국계 연방 의원은 앤디 김 상원의원, 영 김 하원의원, 매릴린 스트릭랜드 의원 등 총 4명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는 미셸 스틸 박 의원은 93% 개표한 상황에서 300여 표 앞서며 초박빙 승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15일과 16일 이틀 일정으로 페루 수도 리마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재임 중 마지막으로 이번 APEC에 참석하는데요. 지난주 대선 결과가 달랐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APEC 회의에서 훨씬 더 자신감을 표명하며 역내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을 거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정권 교체로 힘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참석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2016년 APEC 때와 매우 비슷한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때도 페루 리마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렸는데요. 바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마지막 참석을 했었습니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정치 초년생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정치 베테랑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이기고 돌풍을 일으켰었습니다.
진행자) APEC 회원국은 모두 몇 개국이죠?
기자) 현재 총 21개국입니다. APEC은 당초 1989년에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6개국의 12개 나라로 출범했는데요. 이후 중국, 홍콩, 러시아, 베트남 등이 합류하면서 몸집을 불렸습니다.
진행자) APEC의 출범 취지는 뭔가요?
기자)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APEC은 당초 정치∙외교 협의체가 아니라, 무역과 경제에 초점을 맞춘 협력체로 출발했습니다. 회원국 참가 자격도 주권 국가가 아닌 경제체로 인정해 ‘회원국’이라고 부르지 않고 ‘회원 경제체(member economies)’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에 중국, 러시아 정상들도 참석합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참석합니다. 러시아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부총리를 대신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APEC 참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화상 회의가 마지막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기간에 별도로 회동할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따로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13일, 두 정상이 16일 리마에서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1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도 별도로 회동한 바 있는데요. 이번 회동은 내년 1월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두 정상의 마지막 회동일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외교 정책이나 동맹 접근 방식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 때문에 특히 중국과 관계가 몹시 악화했습니다. 후임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과 관계가 매끄럽지는 못했는데요. 외교와 동맹을 중시하며 동반자 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습니다.
진행자) APEC 기간에 미국과 한국, 일본 3국 정상회의도 있을까요?
기자) 네. 15일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리마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갖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세 정상이 3국의 역사적 협력을 기념하고, 그간 이룩한 진전을 제도적으로 정착함으로써 정권 교체기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국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15개월만입니다.
진행자) 이제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APEC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네요.
기자) 네. 엘메르 쉬알레르 페루 외무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단지 미국 국민을 걱정해서 이런 다자간 협의에 반대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쉬알레르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에서 미국의 위치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함께 앉아서 좋은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하면 이런 도전에 맞설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이란 소식 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이란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대표단이 이란 테헤란을 찾았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14일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협상과 외교의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한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그로시 총장과 면담 후 의견 차이는 “협력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IAEA 총장이 이란을 찾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이란 핵 시설에 대한 IAEA의 접근 허용과 이란 핵합의 이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란 핵합의의 정식 명칭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인데요.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그러자 이란은 일시 동결했던 핵 개발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로 이란 핵합의 부활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그로시 총장이 이란을 찾은 겁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위협하면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거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으로 맞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그로시 총장이 이란 당국자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요?
기자) 그로시 총장은 14일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과 면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 시점에 우리의 협력이 상황을 개선하고, 명확성을 가져오며, 분쟁과 전쟁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줄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가시적인 결과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총장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The fact that international tensions and regional tensions do exist — this shows that the space for negotiation and diplomacy is not getting bigger, it is getting smaller."
기자) 그로시 총장은 “국제적 긴장과 지역적 긴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협상과 외교의 공간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협상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은 기자 회견에서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에슬라미 청장은 IAEA가 이란을 압박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면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이 앞서 일부 국가가 이란에 대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인정한 데 대해 입장을 밝힌 건데요. 에슬라미 청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 “Any interventionist resolution in the nuclear affairs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will certainly be faced with resolute reciprocal actions, and we will not give them permission to use this type of pressure, which they have experienced for years and realized that we will not succumb to these pressures, and we will continue our program within the framework of our national interests and the Islamic Republic of Iran's national security.”
기자) “이란의 핵문제에 대한 그 어떤 개입주의적 결의안에는 반드시 단호한 상응 조치가 따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에슬라미 청장은 이어 이런 종류의 압박을 우리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이 수년간 경험해 왔으며, 우리가 이런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이란은 국익과 국가 안보를 위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의 이번 방문으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나왔습니까?
기자) 기자 회견 내용을 봤을 때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곧 나올 것이라는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그로시 총장은 “나는 이란과 협력해 긴장을 완화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왔다”며 “이것이 나의 목표이고, 나의 관심사이다.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이 이란에서 또 어떤 일정을 소화합니까?
기자) 그로시 총장은 14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도 회동했습니다. 지난 7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두 사람이 만난 건 처음인데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온건 개혁파입니다. 미국이 적대적인 태도를 버릴 경우,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해 미국과 직접 대화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어 15일에는 포르도와 나탄즈의 핵 농축시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튀르키예가 경제 협의체 브릭스(BRICS)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튀르키예가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경제 5개국 협의체 브릭스(BRICS) 협력국 지위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메르 볼라트 튀르키예 무역장관은 13일 의회에서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회의를 언급하며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의 가입신청서가 고려”됐다며, 협력국 지위를 제안받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볼라트 장관은 또 현지 민간방송 TVNet과의 인터뷰에서는 “그들(브릭스)이 튀르키예에 협력국 지위를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브릭스라고 하면 최근 몸집을 키우고 있는 협의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브릭스는 지난 2006년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이렇게 4개 신흥 경제국의 모임으로 시작했습니다. 협의체 이름도 이들 국가명의 영어 첫 자를 따서 브릭스(BRIC)라고 명명됐는데요. 2010년 남아공에 이어 올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가 추가로 가입했습니다. 또 튀르키예 외에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 등도 브릭스 가입 신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지난달에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렸었고요?
기자) 네,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러시아 남서부 도시 카잔에서 제16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의장국으로서 신흥 시장 국가 정상들을 대거 초청했는데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정상회의에 참석했었습니다. 브릭스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정회원 자격 외에 협력국 지위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튀르키예가 왜 브릭스에 가입하려고 하는 걸까요?
기자) 튀르키예는 동·서양 관계를 동시에 강화한다는 목표로 브릭스 가입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튀르키예는 그간 다양한 국제기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튀르기예는 유럽연합(EU) 가입도 추진해 왔지만, 현재 관련 협상이 교착된 상태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을 서방 협력체에 대한 대안이라기보다는 브릭스 회원국들과의 경제 협력 증진 기회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브릭스가 추구하는 바는 뭔가요?
기자) 브릭스는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를 견제하기 위해 주요 신흥 경제국의 목소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브릭스는 지난달 16차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며 ‘카잔선언’을 채택했는데요. 금융 거래에서 현지 통화를 사용하고, 새로운 결제, 예탁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는 등 경제 협력에 있어 서방의 영향력에서 최대한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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