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년 연속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 예방 접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핵 예방 백신 접종률도 전년 대비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 공개한 ‘북한 예방접종 확장 프로그램’(DPRK EPI Factshee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북한에서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OPV3)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3년 연속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기 이전인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 접종율은 98%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 70%로 떨어졌고, 이후 3년 간은 예방 접종이 실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신생아 출생 시 접종해야 하는 결핵 예방 백신(BCG) 접종률도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99%를 기록했던 결핵 예방 백신 접종율은 지난해엔 63%로 36%p나 크게 줄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홍역 예방 백신(MCV) 접종률도 28%로 2022년의 67%와 비교해39%p 하락했습니다.
이밖에 지난해 북한에서 출생 직후 접종하는 B형 간염 백신(HepB)을 맞은 신생아도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2022년 0%이었던 디프테리아와 백일해, 파상풍 예방백신 (DTP) 접종률은 16%로 다소 증가했습니다.
앞서 WHO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의 아동 필수 백신 접종률은 41%로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고 추산했었습니다.
WHO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함께 발표한 ‘2023 글로벌 아동 예방접종’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2019년 북한의 어린이 백신 접종률은 98%였고, 이 같은 수준은 지난 2012년부터 이어져 왔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 북한의 국가 예방 접종률은 대부분의 정기 백신의 경우 96%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 발병으로 북한 국경이 폐쇄되고 수입 제한 조치가 취해져 백신 재고가 고갈되면서 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Before the COVID-19 pandemic, national immunization coverage in DPRK reportedly exceeded 96 per cent for most routine vaccines. But the coverage rate dropped sharply with the onset of COVID-19, when the closure of DPRK borders and the imposition of import restrictions led to the exhaustion of vaccine stocks.”
WHO와 유니세프는 북한이 2020년 1월 말 코로나 방역을 이유 국경을 봉쇄하자 같은 해 12월 북한에서 철수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 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최근 VOA에 대북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구와 단체들이 북한에 상주하지 못하면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 is very difficult for an agency, as the UN or any other agency to work on North Korea program from outside of the country. It is possible, but it will limit a lot the extent of the program.”
소바쥬 전 소장은 특히 “유엔이나 다른 기관들이 외부에서 북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렵다”며 “프로그램의 범위에 많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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