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정찰 풍선 격추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놨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뮌헨안보회의에서 지원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찰 풍선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정찰 풍선과 미확인 비행 물체 격추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몇 차례 백악관 취재진의 질문에 간단히 발언한 적은 있지만 기자회견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내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중국의 고고도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즉각 영공 안보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3개의 미확인 비행체를 추적할 수 있었으며, 해당 비행체들이 민간 항공 교통을 위험하게 하고 민감한 시설에 대한 정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 비행체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3개의 비행체가 사흘 연속 북미 상공에서 발견됐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10일부터 12일까지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5대호의 하나인 휴런호 상공에서 각각 발견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한 신중을 기울여 가장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해당 비행체들을 제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긴밀히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비행체의 정체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정확히 이 3개의 물체가 어떤 것인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정찰 프로그램의 일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바이든 대통령] “We don’t yet know exactly what these three objects were. But nothing, nothing right now suggests they were related to China’s spy balloon program or that they were surveillance vehicles from other, any other country…”
기자) 네. 현재는 이 3개의 풍선이 중국의 정찰 풍선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거나 어떤 다른 나라에서 온 정찰용 기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민간 업체들이나 레크리에이션, 또는 기상 연구나 다른 과학적 연구를 하는 기관들과 관련된 풍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보 당국의 현재 평가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해서는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한 이래 미국 정부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중국의 고고도 정찰 풍선에 대한 연구, 식별, 추적 등의 능력을 강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초, 중국 정찰 풍선 가운데 1개가 미국 영공에 들어왔을 때도 미 당국은 해당 풍선의 경로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민간인 보호뿐만 아니라 추가 분석을 위한 잔해 수거 상황까지 고려해 바다로 나가길 기다렸다 격추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바이든 대통령] “and then we shot it down, sending a clear message — clear message: The violation of our sovereignty is unacceptable. We will act to protect our country, and we did…”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격추 조처는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며,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문제로 지금 중국과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지난 2주 동안도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계속 중국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이 처음 행정부 출범 때부터 말해왔던 것처럼 “우리는 중국과 갈등이 아니라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며 새로운 냉전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will remain in communication with President Xi… And I expect to be speaking with President Xi, and I hope we have a — we are going to get to the bottom of this. But I make no apologies for taking down that balloon….”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계속 소통할 것이며, 이야기를 나누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길 원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풍선을 격추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일련의 사건을 통해 미국 영공의 안보를 더 강화하고 탐지 능력을 개선하며 비행체 운용 등의 규정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독일에서 중요한 국제 안보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네. 17일, 독일 뮌헨에서 국제 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가 개막했습니다.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전 세계 40여 개국 정상과 90여 개국 외교∙국방 장관, 각국의 정치∙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하는데요. 하지만 러시아 관리들은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주요 지도자들로 누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참석했고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이 눈에 뜨입니다.
진행자) 최근 거의 대부분 주요 국제행사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가요?
기자) 네.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도 개막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각국 대표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속도를 높여 달라고 호소하면서 “협정 체결 속도, 우크라이나 전력 강화 속도, 러시아의 잠재력 제한 속도 등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생명이 달린 문제이며, 속도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군이 16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해 적어도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적어도 36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 가운데 16발은 우크라이나 공군이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최근 공격에서 새로운 전략을 들고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긴지 들어보죠.
기자) 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NSDC)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TV에 나와, 러시아군이 최근 공격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을 속이기 위해 반사경이 달린 풍선을 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닐로우 보좌관은 이는 러시아군이 계속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들이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동부 전선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15일) 동부 루한시크 내 우크라이나 군 방어선 2곳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즉각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15일, 일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지만 격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점령 예상 시점을 늦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흐무트는 지금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죠?
기자) 그렇습니다. 동부 도네츠크에 있는 핵심 요충지입니다.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장악하면 도네츠크와 루한시크를 이루는 돈바스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곳인데요. 바그너 그룹이 중심이 된 러시아군은 지난 몇 달간 바흐무트를 집중 공략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바그너 그룹이 바흐무트 일부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지난 12일, 바흐무트 북부 외곽 지역을 장악했다면서 바흐무트 장악이 임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6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바흐무트 점령은 3월이나 4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점을 늦추는 이유도 말했습니까?
기자) 네. 진격이 원하는 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모든 보급로를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또 러시아 당국을 비판하면서, 끔찍한 군사 관료주의가 없었다면 이미 새해 전에 바흐무트를 점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벨라루스가 참전설을 또다시 부인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는 개전 초기부터 강력한 맹방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러시아군과 연합 군사 훈련을 벌이면서 끊임없이 참전설이 나오고 있는데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6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벨라루스의 영토가 침략당했을 때만, 러시아와 함께 우리의 영토 안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참전설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보고가 나오면서 심상치 않은 확산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이라고도 부르는 조류인플루엔자는 현재 미주 대륙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발견되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정부도 최근 첫 번째 감염 사례를 확인하고 ‘국가위생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에 치명적인 전염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닭이나 오리, 거위 같은 가금류, 물새 같은 야생 조류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여우나 곰, 물개 등 포유류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우려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는 이미 여럿 있고요. 사망자도 일부 발생했습니다. 보통 감염된 조류를 만진 사람들이 감염되는데요. 하지만 인간의 치명률은 낮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입장입니다. 다만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진화 특성상 국제적인 감시와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많은 농가가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특히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해 농가가 큰 피해를 봤습니다. 일례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계란 생산업체인 ‘로즈에이커팜(Rose Acre Farm)’의 경우, 지난해 아이오와주 농장에서만 닭 150만 마리가 폐사됐습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폐사된 닭과 터키 등 가금류가 5천800만 마리가 넘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국에서도 계란값이 폭등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은 세계 식량 공급망에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농장 주인들은 조류인플루엔자로부터 가금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일부 농장주는 현대식 장비를 갖추고, 창문까지 없애도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진행자) 조류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백신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승인이 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백신 접종이 전염을 줄일 수는 있어도 바이러스로부터의 위협을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또한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하고 있어 맞춤형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백신을 맞은 닭이나 거위의 알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심리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류인플루엔자도 유행하는 시기가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보통 철새들이 이동하는 봄철에 많이 유행합니다. 미국의 경우, 올해 3월과 4월이 크게 위험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문제는 더 이상 계절적인 문제가 아니라 1년 내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전쟁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과 농가 주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