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 연방 정부가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 과정에 들어간 이민자들을 구금할 권리를 광범위하게 인정했습니다. 일레인 차오 연방 교통부 장관이 연이어 사고가 난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허가 과정을 조사해 달라고 감사실에 요청했습니다. 디즈니사가 21세기 폭스사 인수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 20일 연방 대법원에서 중요한 판결이 나왔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은 이날 연방 정부가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들을 구금할 수 있는 권리를 광범위하게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추방 대상이 된 이민자를 보석 심리 없이 연방 정부가 무기한 구금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복역한 이민자는 합법 신분이라도 추방 절차를 밟게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추방할 때까지 보석 심리 없이 계속 구금할 수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진행자) 보석 심리가 받아들여지면 풀려날 수도 있다는 말이죠?
기자) 네. 심리에서 보석이 허용되면 일단 풀려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은 어떤 소송에 대한 심리 결과였습니까?
기자) 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가 낸 소송 2건에 대한 겁니다. 하나는 모이 프리압 씨를 대리한 건이고요. 다른 한 건은 바삼 유섭 쿠리 씨 건입니다. 먼저 프리압 씨는 캄보디아계로 영주권자였는데, 지난 2006년 대마초 소지죄로 체포된 뒤 기소됐습니다. 그런데 연방 정부는 당시 프리압 씨가 풀려난 뒤에 추방을 위해 그를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2013년 구타 혐의로 기소되자 그때야 체포해서 추방 절차를 밟았죠. 하지만, 프리압 씨는 추방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내서 이겨서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 소송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바삼 유섭 쿠리 씨는 팔레스타인계로 역시 미국 영주권자였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마약 관련 혐의로 기소된 뒤에 30일을 복역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풀려나고 2년 뒤에 연방 정부가 쿠리 씨를 추방하려고 그를 체포했는데요. 6개월 동안 보석 심리 없이 구금됐던 쿠리 씨 역시 소송을 통해 풀려난 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 대법원 판결은 두 사람에 대한 연방 정부의 조처에 문제가 없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정부 측은 죄를 짓고 복역한 이민자는 연방 당국이 추방을 위해 어느 때나 체포할 수 있고 또 보석 심리 없이 무기한 구금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을 대법원이 인정했습니다. 다수 의견을 쓴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미국 이민법은 범죄를 저질러 추방 대상이 된 이민자를 나중에라도 구금하도록 의무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 정부가 자신의 의무를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집행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낸 원고 측은 재판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복역한 이민자를 추방하려면 죗값을 치르고 교도소에서 나온 24시간 안에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풀려난 사람을 몇 년이 지난 뒤에 구금하는 것은 부당하고, 특히 이런 사람들에게는 보석을 통해 풀려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얼리토 대법관은 추방 대상 이민자를 꼭 교도소에서 나온 날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교도소에서 나오는 이민자를 바로 구금하려면 지역 정부 협조가 필요할 텐데요?
기자) 물론입니다. 지역 정부나 교정 당국이 추방 대상 이민자가 나오는 날짜를 통보해 줘야 가능하겠죠?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연방 정부 측은 지역 정부가 협조하지 않아서 실제로 이게 무척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대법원 판결에서는 판사들 의견이 어떻게 갈렸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5대 4 판결이었는데 성향별로 그대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보수 성향 판사 5명은 연방 정부 주장을 인정했고, 진보 성향 판사 4명은 원고 측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송이 하급 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2심 재판부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원고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니까 19일 대법원 판결을 2심 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진행자) 진보 성향 대법관들이 낸 소수 의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이 판결이 행정부에 과도한 권한을 준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복역을 마친 시점에서 바로 체포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추방 대상 이민자를 연방 정부가 보석 심리 없이 구금할 수는 없다는 게 명백히 연방 의회가 만든 법의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또 정부가 적절한 절차 없이 개인의 자유를 뺏을 수 없다는 미국의 가치를 상기하고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해 원고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소송을 대리한 ACLU가 성명을 냈습니다. 성명은 연방 대법원이 이민자 구금 조항과 관련해 연이어 극단적인 해석을 내놨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민자들이 자신이 추방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한다는 이유로 연방 정부가 이렇게 행동한다는 건데요. ACLU는 이민자를 겨냥한 과도한 구금에 맞서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ACLU 성명을 보니까 최근에도 연방 대법원에서 비슷한 판결이 나왔던 모양이군요?
기자) 네. 지난해 2월에 나온 판결이었습니다. 당시 연방 대법원은 미국 영주권자나 망명을 신청한 사람이라도 죄를 짓고 추방 절차에 들어간 사람은 주기적으로 보석 심리를 요청할 권리가 없다는 판결이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5대 3으로 의견이 갈렸는데요. 이것도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 판결을 뒤집은 거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미국 보잉사가 만든 737 맥스 8 기종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쪽에서 주목되는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네. 일레인 차오 미 연방 교통부 장관이 19일 캘빈 스코블 교통부 감사에게 메모를 보내서 연방항공청(FAA)이 해당 기종의 운항을 허가한 과정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보잉 737 맥스 8 기종이 최근에 연이어 사고가 났었죠?
기자) 네. 지난해 10월에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이 운항하던 비행기가 추락했고요. 또 지난 3월 10일에는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비행기가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5달 안에 해당 기종 2대가 추락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고로 모두 34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사건 이후에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었죠?
기자) 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자동 고도 강하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비행기가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잉 측은 이렇게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자 해당 기능을 조정하는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최신 것으로 바꾸는 중입니다.
진행자) 보잉사는 애초 비행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도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아서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외부 압력에 굴복해 해당 기종의 운항을 결국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FAA가 해당 기종의 운항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FAA가 2년 전에 허가해 줬는데, 이 과정에서 관련 당국자들이 기체 결함 가능성을 무시했다는 보도였는데요. 그러자 결국 연방 교통부도 사고 기종 허가 과정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겁니다.
진행자) 연방 교통부 발표에 보잉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연방 교통부 감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감사를 받는 FAA를 이끌 사람이 새로 임명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FAA 수장에 스티브 딕슨 전 델타항공 수석부사장을 임명했습니다. FAA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청장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디즈니사가 21세기 폭스사 인수합병을 마무리했군요?
기자) 디즈니가 710억 달러를 투입한 21세기 폭스사 인수합병 작업이 20일 끝났습니다.
진행자)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21세기 폭스사가 가진 방대한 ‘콘텐츠(contents)’ 즉 영상물을 확보해서 관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디즈니 산하가 된 21세기 폭스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네. 유명한 호주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 씨가 소유했던 회사로 자산 규모가 520억 달러 정도 되는데요. 산하에 유명한 20세기 폭스 영화사가 있습니다. 또 뉴스 방송 가운데 미국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폭스뉴스와 폭스 스포츠, 폭스 비즈니스, 그리고 FX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20세기 폭스 영화사와 FX네트워크가 디즈니에 넘어가고 다른 회사들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21세기 폭스는 그밖에 자연 탐사 방송을 내보내는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TV 연속극 등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훌루(Hulu)’ 지분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회사들 지분도 디즈니로 넘어갔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20세기 폭스 영화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죠?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미국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들은 바로 이 음악에 아주 익숙할 겁니다. 방금 들으신 건 20세기 폭스사가 만든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항상 들을 수 있었던 팡파레 음악인데요. 앞으로 이 음악을 듣기 힘들지 모른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20세기 폭스사는 아바타(Avatar), 심프슨 가족(The Simpsons), 그리고 엑스맨(X-Men) 같은 일부 마블스튜디오 영화를 제작한 손꼽히는 영화사입니다.
진행자) 디즈니가 눈독을 들인 것이 바로 이런 콘텐츠 아니었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사실 디즈니도 마블스튜디오가 만드는 어벤져스(Avengers)나 루카스필름의 스타워즈(Star Wars), 그리고 신데렐라(Cinderella)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거대 미디어 기업입니다. 하지만,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해서 콘텐츠를 더 확장하려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디즈니는 곧 온라인 영상물 전송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디즈니도 넷플릭스나 아마존처럼 ‘온라인 스트리밍(online streaming)’ 사업에 뛰어듭니다. 온라인 스트리밍이라면 영화나 TV 프로그램 같은 영상물을 인터넷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말하죠? 디즈니는 올해 말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Disney+)를 출범시키는데요. 전송 콘텐츠는 디즈니, 픽사, 스타워즈, 마블, 그리고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5개 분야로 나눠서 제공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쟁자가 뛰어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지난해 6월에 또 다른 미디어 기업인 컴캐스트사가 인수 금액으로 현금 650억 달러 제안했습니다. 앞서 디즈니가 52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컴캐스트가 이보다 130억 달러를 더 주겠다고 한 겁니다. 그러자 디즈니는 애초 제시액에 190억 달러를 얹은 710억 달러를 제시해서 결국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외에도 최근 영상매체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인수 합병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거대 통신 미디어 기업인 AT&T사가 지난해 810억 달러를 들여서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사를 인수했습니다. 한편 AT&T사는 이를 바탕으로 이미 자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