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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다룬 전직 관료들 “성과 위한 섣부른 합의 안 돼”


베트남 하노이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베트남 하노이에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이른바 '하노이 선언'을 앞두고 미 의회에서는 성과만을 위한 섣부른 합의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북한 문제를 다뤘었던 전임 행정부 관료들은 북한은 합의를 쉽게 뒤집는다면서, 실익 없는 북한의 작은 조치에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월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노력에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협상할 때 조심해야 할 게 많다면서, 단지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섣부른 합의를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 (오바마 행정부)] It’s really important that we be careful enough to not give away too much too soon. The N Koreans are practiced masters at dangling things which then turn out to be easily reversible.

미국이 북한에 너무 일찍 많은 양보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북한은 숙련된 달인으로 매우 중요한 것을 마치 양보할 듯 내놓지만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최소한의 양보로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쓰고 있지 않냐는 에드 마키 상원의원의 질문에는 그것이 북한의 오래된 각본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아시아 동맹의 관계를 이간질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 (오바마 행정부)] North Korea’s playbook, I think it’s clear. They would like to sow the seeds of uncertainty about the U.S. commitment to our alliance with SK or Japan.

북한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을 향한 미국의 헌신에 대해 의구심의 씨앗을 뿌리려는 한다는 것입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는 미국이 인권 문제를 더 강력하게 제기해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조지 W부시 행정부)] One of the things we’re not making the most of is the human rights issue, which we should be raising for its own self, but also because it embarrasses KJU. It actually is a source of leverage on KJU.

인권 문제는 그 자체의 중요성 때문에라도 반드시 제기해야 하는 이슈이지만, 김정은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 망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해들리 전 NSC 보좌관은 이어 인권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과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주고받으면서 단계적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각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출석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국제 무대에서 김정은의 위상을 높여줬지만 북한으로부터 나온 실질적 조치는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클린턴 행정부)] I think a lot has been done to raise KJU’s status. I don’t know how many times they said they destroyed Yongbyon.

북한이 영변을 폐기하겠다는 말은 예전부터 여러번 들었는데 이번에도 되풀이한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문제를 다뤘던 전직 관료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계속 진행하되 앞으로는 실무 외교관들 중심의 면밀하고 냉철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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