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옛날에 조선 8도라고 해서 행정구역을 크게 8개로 나눠 불렀죠. 비록 남북한은 갈라졌지만 경기도나 황해도, 함경도, 경상도, 그 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런데요. 미국은 이런 도 비슷한 개념의 주가 50개나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름 외우기도 쉽지 않죠. 그래서 미국의 아이들은 어릴 때 영어 철자, 알파벳 순서대로 이 50개 주의 이름을 외우곤 하는데요. 그 덕분에 늘 제일 처음에 나오는 곳이 영어 A로 시작하는 앨라배마주고요. 제일 끝에 나오는 곳이 W로 시작하는 와이오밍주입니다.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와이오밍주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와이오밍은 미국 서북부에 있는 주입니다. 북쪽으로 몬태나, 동쪽으로 사우스다코타와 네브래스카, 남쪽으로 콜로라도, 서쪽으로 아이다호주와 접해있는 곳이죠.
와이오밍이라는 이름은 아메리카 원주민 말로 '광활한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해요. 실제로 와이오밍주는 주 면적이 25만3천km², 50개 주 가운데서 10번째로 큰 주입니다. 와이오밍 주민 김영기 씨 이야기 먼저 들어볼까요?
[녹취: 김영기 씨] "주가 하도 커서 한군데서 한군데 가려면 몇 시간 씩 걸려요. '질렛'과 '캐스퍼'라는 곳이 커졌고요. '에번스턴'은 유타주 근처에 있는데 학교 중심 도시입니다. 서북쪽으로 '잭슨'이라는 곳이 있는데, 하도 경치가 좋아서 미국의 부호들이 별장을 많이 짓고 살고 있는 곳입니다."
와이오밍의 주는 주도는 '샤이엔'이라는 곳인데요. 와이오밍의 주도이자 최대 도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구는 2018년 현재, 6만5천 명 정도에 불과한 중소도시 수준입니다.
와이오밍은 주 전체적으로도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인데요. 2017년 기준 약 58만 명, 그러니까 남북한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땅에 평양시 인구의 5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민 김영기 씨 이야기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김영기 씨] "그전에는 금,은,광물 때문에 많이 몰렸고 철도가 생기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 주로 건설노동자들이 이전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까지도 인구는 30만 명이 안 됐다고 합니다. 끝없는 평야에 인가는 드물고 광활한 평야가 오래 계속돼서 좀 섬뜩하고 두려운 감도 있고요. 하지만 자연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거죠. 깊은 바닷속 바닥 같다고 할까요? 상상하기는 좀 힘든데요. 처음 오는 분들은 달나라 같다고, 아무것도 없어서 섬뜩하고 좀 그런데가 있어요."
통계 자료를 보면 와이오밍주는 백인이 90%가 넘고요. 아메리카 원주민이 약 2%, 흑인이 약 1%, 그리고 아시안은 1%가 채 안 된다고 하는데요. 특히 와이오밍주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한국계 미국인, 한인들이 가장 적어서, 약 500 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와이오밍주는 북쪽에 있다 보니 봄, 가을이 짧고, 겨울이 긴 편입니다. 연평균 최저 기온은 1.5도, 최고 기온은 평균 15도 정도인데요. 주민 김기영 씨 설명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김기영 씨] "날씨가 아주 재밌어요. 여름이 아주 좋고 건조하고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아요. 하늘이 높고. 겨울은 살을 에는 추위는 아니지만 눈이 많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네브래스카주 사람들은 와이오밍 눈이 여기로 다 온다는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와이오밍주는 '평등의 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별명을 갖게 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데요. 50개 주 가운데 여성의 참정권을 제일 처음 인정한 곳이고요. 또 1924년에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 주지사를 선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새롭고 낯선 땅을 찾아 서부 개척길에 오른 남편과 아버지를 따라나섰던 아내와 딸들, 와이오밍의 여성들 또한 강인하고 용감한 개척자적 정신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녹취: 샤이엔 축제 현장음]
그리고 지금도 주도 샤이엔에서는 해마다 7월이면 '프런티어데이즈(Frontier days)'라고 서부개척시대 당시를 재현하는 축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주민 김영기 씨는 또 와이오밍 주민들의 특성으로 개성이 매우 강한 점을 꼽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김영기 씨] "사람들이 3, 4대 개척자로 살고, 아주 힘들게 자연과 살아와서 개성이 뚜렷한 편입니다. 철도, 전기가 들어오기도 전부터 버텨오던 이야기를 들으면 감명 깊죠.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그런 일 절대 없고, 개인적인 편입니다. 자기 할아버지가 살던 집을 확장해 현대식 목장을 만들어 사는 후손들이 많습니다. "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와이오밍주는 땅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리는 주입니다. 대지 위 드넓은 평야는 소, 돼지 같은 가축들을 방목해 기르는 대목장과 농장들이 펼쳐지고요. 땅속, 지하에는 온갖 광물들이 묻혀 있죠. 김기영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김기영 씨] "땅을 가지고 하는 거니까 주로 목축이 많아요. 방목해서 키우는 소들이 넓은 평야에서 풀 뜯어 먹는 그런 풍경이 아주 많아요. 농업으로는 밀이라든지 사탕무가 많이 나고요. 광물 중에 우라늄, 석탄 많이 나고 천연가스가 상당히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와이오밍주의 자랑,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초의 국립공원인데요. 1872년에 미국 의회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법을 승인했다고 해요. 자그마치 9천km², 그러니까 평양시 면적의 거의 5배, 서울의 거의 10배가 넘는 면적의 거대한 국립공원인데요. 공원의 약 95%는 와이오밍주에, 3%는 몬태나에, 그리고 1% 정도는 아이다호주에 걸쳐 있습니다.
이 광대한 국립공원은 회색늑대, 곰, 야생 고라니 등 온갖 희귀 동물과 다양한 식물이 생생한 자연의 생태 군락을 보여주고 있고요. 현재도 활동 중인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 온천과 간헐천이 아주 유명한데요. 전 세계 간헐천의 절반 이상이 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다고 하네요. 여행전문가 미카 마이어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미카 마이어 씨] "옐로스톤 국립공원에는 가장 유명한 간헐천인 '올드페이스풀(Old Faithful)' 부터 크고 작은 간헐천이 500여 개나 있습니다. 올드페이스풀 간헐천은 60분에서 110분마다 한 번씩 물이 공중으로 쏟아 오르는데요. 40m 높이까지 솟구치기도 합니다. 또 뜨거운 용암이 밑에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그냥 진흙이 부글부글 끓는 간헐천도 있습니다. 이 곳은 지구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하지만 신기하다고 해서 잠깐 손이라도 담갔다가는 큰일 나는데요. 이곳의 온천과 간헐천은 섭씨 100도를 넘기 일쑤기 때문입니다.
미카 마이어 씨는 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견되는 특징 하나를 더 소개하는데요.
[녹취: 미카 마이어 씨] "국립공원 어디를 가든 항상 땅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열수 현상 때문인데요. 그래서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죠. 옐로스톤에는 또 4m 넘는 폭포가, 발견된 것만도 350개가 넘습니다. '로워폴스(Lower Falls)' 폭포가 94m로 옐로스톤에서는 가장 긴 폭포인데요. 길이로만 따지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거의 2배나 되죠."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신비로운 절경으로 꼽는 곳인데요. 그렇게 자신의 평생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한해 자그마치 360만 명도 넘는다고 하네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이제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