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50개 주를 대상으로 이런저런 조사들을 많이 합니다. 일테면 가장 잘 사는 주는 어떤 주고, 어떤 주가 가장 못사는지, 또 어떤 주가 가장 뚱뚱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인지 같은 거죠. 유타주는 50개 주 가운데서 흡연 인구 비율이 가장 작은 주로 늘 손꼽히는 곳입니다. 종교적 이유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미국 중서부에 있는 유타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유타주는 약 22만km², 한반도 전체 면적만 한 크기의 주입니다. 인구는 300만 명이 조금 넘는데요. 그런데 이 중 60% 이상이 '후기성도예수그리스도교(LDS)'라고 하는 모르몬교(Mormon) 신자들입니다. 유타주에 이렇게 많은 모르몬교 신자들이 사는 건 유타주가 1800년대, 동부에서 이교도로 낙인찍힌 사람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좇아 이주해 정착한 곳이라는 역사적 배경 때문인데요. 유타주에서 '유타 코리안타임즈'를 발행하고 있는 노사무엘 편집장의 도움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주로 유럽계 백인들로 구성됐는데요. 종교적 신념으로 동부에서 출발해 여러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희생자를 내가며 서부로, 서부로 오다가 로키산맥 너머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해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솔트레이크시티는 모르몬교도들이 동부에서 이주해 와 정착한 곳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그리고 모르몬교도들은 일부다처제로도 유명해 가끔 화두가 되기도 하는데요. 모르몬교도들이 과거 일부다처했던 역사적 기록 맞고요. 지금도 도시 아닌 마을에서는 가끔 일부다처제의 불법성을 기사화하는 글이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과부가 된 여성과 그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일부다처제를 허용했다는 얘기도 있긴 한데요. 모르몬교단은 1890년에 일부다처제를 불법으로 공식 규정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모르몬교는 유타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며 주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솔트레이크시티 중심은 대부분 모르몬교 땅이고요. 시내 기관들도 대부분 모르몬교 땅에서 연계해서 사업하는 분들이 많고 공무원도 모르몬교들이 많습니다. 모르몬교는 종교적 재정이 굉장히 튼튼한데요. 전 세계 모르몬교의 재정이 이곳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모르몬교의 바티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이 곳이거든요. 그래서 유타주는 미국 내 전국적으로 불황이 찾아와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곳, 불황과 호황이 큰 차이가 없는 곳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타주는 주민 10명 중 7~8명은 모르몬교 신자들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구가 늘면서 모르몬교 신자들의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네요. 지난 2000년에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타주로 이주한 노사무엘 씨도 처음 이주를 결정했을 당시 모르몬교 신자가 아니라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 있었다고 하는데요. 20년 가까이 유타주에 살면서 어땠는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저도 이쪽으로 이사할 때 모르몬교가 아니어서 우려했는데 이곳에 와서 20년 살아보니까 거의 느끼지 못했고요. 300만 가운데 90% 정도, 대다수 백인들이 살아가고 있어서 백인들 문화 속에 소수민족들은 아무래도 숫자가 작으니까 위축을 받는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 외에는 종교적 갈등이나 이런 것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또 백인들이 압도적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배타적인 분위기는 아니라고 하네요.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백인들은 상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자신들의 사생활 침해를 원치 않고 냉정하게 느껴지는 것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배타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미국에 25년 살고 있는데, 다른 주와 살아본 것과 비교해서 오히려 상당히 친근하고요. 배타적인 것은 느끼지 못했어요"
현재 유타주에는 8천 명에서 8천500명 정도의 한인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주 정부 공무원부터 한인 식당, 보험, 세탁소, 식료품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유타주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미국인들이 꽤 많다는 건데요. 그냥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유창한 수준인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이것도 모르몬교와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노사무엘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모르몬교도들은 해외 선교를 의무적으로 실시합니다. 모르몬 가정에서 배운 아이들이 해외에 나가 선교를 하는데요. 한국, 중국, 일본으로 많이 왔다 갔다 합니다. 특히 한국의 인기가 높아서 한국어 배우는 사람들이 많은 곳입니다. 한국 가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대학이나 그룹에서 한국어를 많이 배우는데 한국말 잘하는 사람들 꽤 많아요. 어느 정도냐면 한국 신문을 읽고 이해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아주 좋은 백인 남성, 여성이 많은 곳이 유타입니다. "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 언론들이 유타주의 특징으로 꼽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유타주는 자연경관이 멋지고 웅장한 만큼 국립 공원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State of National Parks'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고 하네요.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의 설명입니다.
[녹취: 노사무엘 유타 코리안타임즈 편집장] "유타주가 랭킹 1위인 것 중 하나는 공원이 많은 곳이라는 것입니다. 국립공원, 주립공원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유타는 골짜기로 형성된 협곡이 미국에서 가장 많고요. '자이언캐니언(Zion Canyon)','브라이스캐니언(Bryce Canyon)' 등등 유명한 국립공원이 많이 퍼져있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죽기 전에 봐야 할 희망 목록으로 신기, 기기묘묘한 협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유타는 살다 보면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그런 지역입니다. "
그 가운데서도 '아치스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에는 유타주의 상징인 '델리키트아치(Delicate Arch)'를 비롯해 2천 개가 넘는 둥근 아치 형태의 기암괴석들이 즐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엘리 퍼거슨 아치스국립공원 경비대원의 도움말입니다.
[녹취: 엘리 퍼거슨 아치스 국립공원 경비대원]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멋진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도 있고, 암벽 등반이나 하이킹 때문에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미 왔다가 또 찾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올 때마다 다른 감동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치스국립공원은 1929년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요. 첫해에는 겨우 500명 정도 사람들만 이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려 해마다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또 하나, 유타주의 특징으로 꼽히는 게 있는데요. 바로 금연, 금주율이 상당히 높은 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이 역시 유타주의 주 종교, 즉 모르몬교와 관계가 많다고 하네요.
[녹취: 노사무엘 씨] "유타주는 건강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모르몬교 위주라서, 지금은 외부인이 많이 왔지만 담배 피우지 않은 사람들, 금연 인구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금주 하는 사람들, 심지어 커피, 카페인 적게 마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모르몬교는 카페인 음식, 콜라나 커피 같은 것 잘 안 마십니다. 그들의 사상에 따라서... 그 흔한 커피점도 이곳에 오면 찾기 힘든 곳이기도 한데요. 하나 추가하자면 유타는 도박이나 복권 같은 것을 금지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권을 파는 곳도 없습니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절제와 검소, 높은 도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유타주에는 장수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네요.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