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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은퇴자들의 천국 플로리다주 (1)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서던모스트 포인트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서던모스트 포인트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 사람들 중에는 젊은 날 열심히 일하다 은퇴하고 나면 다른 주로 이주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이 들어 살 곳이라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싶은데요. 그런데 플로리다주는 은퇴자들이 천국이라고 말하는 곳입니다.

플로리다주의 어떤 점이 은퇴자들의 마음을 끄는 것인지,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플로리다주로 떠나보겠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은퇴자들의 천국 플로리다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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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는 미국의 가장 동남쪽에 삐죽이 길게 튀어나온 반도입니다.

반도, 그러니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곳인데요. 플로리다주는 미국 본토에서는 가장 긴 해안선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태평양을 따라 길게 자리 잡은 캘리포니아주도 플로리다주만은 못한데요. 플로리다주의 해안선은 무려 2천100km가 넘고요. 캘리포니아 해안선은 1천300km 정도 됩니다. 플로리다 주민 로버트 허드슨 씨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로버트 허드슨 씨] "플로리다주는 해안선이 아주 깁니다. 반도라서 그런데요. 플로리다주는 북쪽으로 조지아주, 앨라배마주와 접해 있습니다. 그런데 이 2개주와 공유하고 있는 접경지역만 빼고는 모두 다 바다입니다. 그냥 해안선이 긴 게 아니고요. 부드럽고 완만한 곡선이 아름답게 이어지는 해안선입니다. 특히 멕시코만 쪽 해안, 걸프 코스트쪽의 하얀 백사장, 모래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직접 와서 보면 모두 좋아할 겁니다."

백사장이 백사장이지, 뭐 얼마나 대단할까 싶은 분들, 플로리다 주민 윤현경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조금 실감이 나실지도 모르겠네요.

[녹취: 윤현경 씨] "모래가 정말 너무 아름다워요. 밀가루 같아요. 밀가루 물 묻은 것처럼. 13년 전쯤에 처음 애들 어학연수로 두 달 이곳에 왔었는데, 해변 모래 보고 울었어요. 왜냐면 나만 보는 게 너무 아까운 거예요. 남편을 한국에 두고 왔었는데, 이 아름다운 모래를 남편에게 못 보여준다는 게 너무 아쉬워서 모래를 보고 울고, 그 모래를 병에 갖고 갔었어요"

지금은 플로리다 주민이 된 윤현경 씨에게 플로리다의 첫 느낌도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윤현경 씨] "처음 느낌은 너무 예뻤어요. 지금도 이쁜데, 하늘이 너무 예뻐서, 동화책에서 나오는 하늘이에요. 바다로 쉽게 갈 수 있는 다리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 다리를 건너면서 하늘을 보면 정말 파란색에 흰색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있는데, 하늘을 향해 손을 올리면 구름을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한 폭의 그림 같다. 동화책 하나 보는 것 같아요. 느낌이 그래요"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플로리다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파랗고 드넓은 바다를 먼저 떠올릴 것도 같은데요. 윤현경 씨는 파란 하늘을 첫손에 꼽네요. 한국에서 방문 오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녹취: 윤현경 씨] "한인들, 한국 사람들 파견 근무 나오시는 분들, 오셔서 하늘 이야기부터 해요. 하늘이 아름답다고"

앞서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은퇴하고 난 후 살 곳으로 손가락에 꼽히는 주가 바로 플로리다주라고 소개해드렸는데요.

나이 든 사람들이 이주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날씨, 따뜻한 날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에서는 겨울철에만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와 반년씩 머물다 가는 사람들을 일컬어 '스노우 버드(snow bird)'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런 스노우 버드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의 하나가 바로 플로리다 주라고 하네요.

플로리다는 반도라서 해안가 기후와 내륙 쪽 기후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중부 내륙 올랜도에 살고 있는 로버트 허드슨 씨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로버트 허드슨 씨] "더워요. 일 년 내내 거의 더운 편이고요. 여름에는 정말 덥습니다. 바람도 거의 없고요. 그런데 제가 사는 곳이 올랜도라서 그런 거고요. 해변 지역은 다릅니다. 바닷바람이 불어서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가 오기도 하는데요. 덥지만 견딜 만한 날씨입니다. 플로리다의 더위가 좋아서 겨울이면 플로리다를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미국에서 겨울에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플로리다죠. 그래서 플로리다는 겨울철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

플로리다 해안도시 탬파에 살고 있는 윤현경 씨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녹취: 윤현경 씨] "탬파는 중부 쪽에 속하는 곳이고요. 올랜도는 탬파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올라가는데 탬파와 비슷해요. 밝아요. 하늘 쨍쨍하고, 그런데 더워요. 물이 없어서 바람도 없고, 올랜도는 한마디로 쪄죽어요. 그런데 이곳은 물이 많고 바람도 많고, 그래서 생각보다 안 더워요. 해양기후고, 하늘도 그냥 밝아서 투과할정도로 밝다고 할까요."

햇살이 너무 찬란해 밝은 기운이 넘친다고 하니, 플로리다주의 별명이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 '햇살의 주'라고 하는 이유,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플로리다 마이애미주 '리틀 하바나' 인근 빌딩에 쿠바를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주 '리틀 하바나' 인근 빌딩에 쿠바를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플로리다라는 이름은 스페인말로 '꽃이 피는 땅'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주 면적은 약 17만km², 한반도보다는 작지만 북한보다는 1배 반 정도 크기인데,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는 22번째로 큰 주입니다.

하지만 인구수는 약 2천만 명으로, 캘리포니아, 텍사스에 이어서 세 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사는 주죠.

플로리다의 인구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백인이 55%, 중남미계가 25% 정도, 흑인이 17%, 아시안이 3%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계 이민자들은 약 5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주들과는 달리 플로리다의 한인들은 몰려 사는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윤현경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윤현경 씨] "버지니아나 시애틀, 이런 곳은 한인들이 모여 살지만, 여기는 한국인들도 은퇴해서 오신 분들 보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은퇴하셨기 때문에 영어도 힘들지 않고 여유도 있고 해서, 굳이 모여 살 이유도 없고 그냥 떨어져서 제2 외국인들처럼 사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위치위치마다 좋은 곳이 너무 많아요. 지도를 보시면 3면이 다 바다고 만도 많고, 경치 아름다운 데가 너무 많아서 흩어져서들 살아요. 여기는 이민 와서 고생해도 돈을 많이 벌어야지 이런 분들이 찾는 곳은 아닌 것 같아요. "

반면 중남미계 사람들은 아주 많다고 하네요.

[녹취: 윤현경 씨] "남쪽 쿠바나 이쪽 밑에 가까워서 쿠바 사람들이 많아요. 마이애미는 미국인이래도 스페인 말을 못 하면 안 돼요. 마이애미는 영어는 못 해도 스페인 말은 해야 먹고산다는 말도 있어요. "

플로리다주의 반도 제일 끝에 마이애미란 도시가 있는데요. 쿠바와 마주 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이애미에 유명한 '리틀 아바나(Little Havana)' 라는 곳이 있는데요. 쿠바의 수도 아바나를 본딴 곳으로 이 곳에 가면 쿠바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 주에 리틀 아바나와 한국계 이민자들의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플로리다의 명소들 좀 더 소개해드리기로 하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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