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개 주 중에는 유난히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곳들이 몇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하와이 같은 곳이죠. 본토 내륙에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주들이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매혹의 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뉴멕시코주입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서남부에 있는 주, 뉴멕시코로 가보겠습니다.
뉴멕시코는 미국의 서남부에 있는 주입니다. 그런데 간혹 뉴멕시코...하면 미국에 있는 어느 한 주가 아니라 중남미 국가 멕시코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 뉴멕시코주는 유일하게 자동차 번호판에 U.S.A.라고 찍혀 있을 만큼 미국의 한 주라고 늘 상기시켜주는 곳이기도 한데요. 뉴멕시코주에서 35년째 살고 있다는 문상귀 한인회장의 도움말 먼저 들어보실까요?
[녹취: 문상귀 씨] "미국 서쪽에, 남쪽에 있는 주입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요.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 뉴멕시코, 이렇게 4개 주가 맞대고 있는데 뉴멕시코도 그중 하나입니다. 유일하게 자동차에 미국 U.S.A. 번호판을 단 건 뉴멕시코가 유일합니다. 다니시다가 혹 U.S.A. 글자가 새겨진 번호판을 보면 그건 뉴멕시코주 차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의 주가 다른 나라 이름을 갖고 있는 걸까요? 뉴멕시코주 주민 프랭크 맥과이어 씨는 원래 이 곳은 멕시코 땅이었다고 설명하네요.
[녹취: 프랭크 맥과이어 씨] "원래 이 곳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던 곳입니다. 푸에블로 인디언들이었죠. 그러다 스페인 사람들이 이곳을 점령하면서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는데요. 1821년에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멕시코 땅이 됐다가 1840년대 미국과 멕시코 전쟁에서 미국이 이기면서 미국의 영토가 됐습니다."
미국 동부 도시, 뉴욕이 과거 청교도들이 영국의 요크 지방 이름을 따서 뉴욕(New York), 새로운 요크로 지은 것처럼 뉴멕시코도 그렇게 해서 얻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문상귀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문상귀 씨] "저쪽 뉴햄프셔, 뉴욕, 뉴잉글랜드 이런 식으로... 미국에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넘어왔을 때, 요크, 햄프셔, 잉글랜드...이런데 뉴(New) 자를 붙여 미국의 영토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 있거든요. 뉴멕시코도 마찬가지 경우입니다."
그래서 뉴멕시코는 지금도 스페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들의 문화가 아주 많이 남아있는 곳이고요. 특히 주민의 약 30%는 스페인 말을 쓸 정도로 스페인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뉴멕시코주가 미국 연방에 가입한 건 1912년, 47번째로 아주 늦은 편이죠? 면적은 50개 주 가운데서 5번째로 여느 서부 주들처럼 매우 넓은데요. 하지만 면적에 비해 인구수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녹취: 문상귀 씨] "남북한 합친 것의 1.5배 된다고 보면 됩니다. 큰 주입니다. 인구는 뉴멕시코가 200만 정도 되는데, 120만 명이 앨버커키에 살고 있어요. 뉴멕시코는 반이 사막이고 반이 산림지역인데 제가 사는 쪽은 사막 쪽, 앨버커키입니다. 발음하기 좀 어려운데, 저는 알밤도 주고 쿠키도 준다고 말합니다."
들으신 것처럼 뉴멕시코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앨버커키에 집중돼 있을 만큼 앨버커키는 뉴멕시코에서는 가장 큰 도시인데요. 주도는 산타페지만 앨버커키가 사실상 이 주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뉴멕시코의 주도인 산타페는 벌써 이름부터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요. 산타페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좀 더 전해드리기로 할게요.
뉴멕시코는 주 이름답게 멕시코계 미국인, 달리 말해 중남미계, 히스패닉 미국인 비율이 50개 주 가운데서 가장 높은 곳입니다. 뉴멕시코의 히스패닉계 인구는 약 48% 정도고요. 미국에서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캘리포니아주라고 하네요. 프랭크 맥과이어 씨의 도움말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프랭크 맥과이어 씨] "뉴멕시코는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던 역사적 배경 때문에, 아메리카 원주민과 스페인 사람들, 멕시코인, 물론 백인들까지 다 섞여 있습니다. 뉴멕시코주에 원래 살던 아메리카 원주민의 후예들도 있고,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그 후손들도 있는데요. 히스패닉계가 가장 많고요. 백인은 약 38% 정도됩니다. 흑인이 2.5 %, 아시아인도 2% 정도됩니다."
뉴멕시코에는 한인들이 별로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하는데요. 문상귀 한인회장 도움말입니다.
[녹취: 문상귀 씨] "주 전체에 한 5천 명 헤아리고 있고, 앨버커키에 한 2천700명 정도 보고 있습니다. 단합이 아주 잘 되고요. 한국학교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한인들은 그래도 안정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직업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개인 사업, 아니면 회사, 특히 이쪽에는 원자력 연구소가 잘 발달해 있어서 박사님들이 많고요. 일반인들은 거의 개인사업 합니다. 그 외에는 직장 갖기 어려운 주입니다. 그래서 다른 주나 시보다 한국 분들이 적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뉴멕시코주는 고원 지대에 위치한 곳입니다. 가장 높은 산이 해발 4천m 정도 되고요. 사람들이 사는 곳도 대부분 해발 1천500m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녹취: 문상귀 씨] "저희 사는 곳이 해발 5천500ft, 한라산 높이인데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고산증 걸리실 수도 있고, 좀 힘든데요. 운동선수들에게는 호흡량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운동 선수들이 여기 와서 훈련 많이 받고 갑니다. 극한 훈련을 할 때 이쪽 높은 지역으로 옵니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대회 때 은메달을 딴 한국의 유명한 마라톤 선수 이봉주 선수도 이 곳에 와서 훈련을 했다고 하네요.
[녹취: 문상귀 씨] "그래서 이봉주 마라토너가 여기 와서 훈련하고 보스턴 마라톤 가서 우승합니다. 일단 여기는 나가면 직사광선인데요. 워낙 해하고 가까우니까 자외선 차단제 안바르면 늘 피부색이 어둡게 돼요."
뉴멕시코주의 날씨는 어떤지도 물어봤는데요.
[녹취: 문상귀 씨] "여기 날씨는 한국 하고 사계절이 같습니다. 여름이 좀 덥고, 조금 덥고, 겨울은 한국하고 같다고 보고요."
뉴멕시코주는 주 전체가 고원 지대로 돼 있어서, 위도상으로는 남쪽에 있어도 그렇게 덥지가 않다고 하네요. 거의 일 년 내내 구름이 없는 화창한 날씨가 펼쳐지고요. 7월 가장 더울 때도 저지대의 경우 섭씨 35도 정도, 고지대는 25도 정도로 심한 더위는 없다고 해요. 또 습하지 않고 건조해서, 특히 폐 질환에 좋다고 합니다.
[녹취: 문상귀 씨] "습기가 거의 없어서 어르신들, 연세 있는 분들 여기 살기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앨버커키는 노인층이 30% 이상 차지합니다."
무엇보다 하늘과 가깝기 때문에, 마치 손이 닿을 듯 펼쳐지는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이라고 뉴멕시코 주 주민들은 자랑하네요.
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주에는 예술의 도시로 알려진 뉴멕시코 산타페 이야기 조금 더 살펴볼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영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