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후임으로는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습니다.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측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러시아와 트럼프 후보 진영 사이에 내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의 퀄컴사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13일)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폼페오 국장이 미국의 새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며, 일을 멋지게 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을 새 국장에 내정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는 이유를 밝혔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안에서 자신과 틸러슨 장관이 달랐다며, 이란 핵 합의를 예로 들었습니다. 백악관의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여러 무역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변화를 꾀하기 위해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스티브 골드스타인 차관은 틸러슨 장관이 국무부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었다며 경질 소식에 틸러슨 장관이 놀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스타인 차관은 또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경질 이유를 듣지 못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틸러슨 장관에게 교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이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그동안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자주 충돌을 빚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북한 핵 대처와 이란 핵 협상,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주요 대외정책에서 엇박자를 보였고요. 이에 따라 틸러슨 장관의 경질설 또는 사임설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12월에는 백악관이 틸러슨 장관을 교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moron’, 그러니까 ‘멍청이’로 지칭했다는 보도가 나와서 논란이 됐는데요. 이 보도가 나가고 틸러슨 장관이 곧 사임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틸러슨 장관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확신이 여전하다며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서는 틸러슨 장관의 사퇴가 시간 문제라는 반응이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맞습니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현안에 있어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국무부도 언론 보도와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당시 틸러슨 장관 교체 계획을 백악관이 일부러 흘려서 틸러슨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요. 신임 국무장관으로 폼페오 CIA 국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폼페오 CIA 국장이 국무장관에 지명됐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지명자에 대해, 지금과 같은 결정적인 때에 최고의 국무장관 후보라고 밝혔습니다. 또 폼페오 지명자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동맹관계를 강화하며 적대세력에 대처하는 일,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지명자,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폼페오 국장이 ‘웨스트 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 육군에서 훌륭하게 복무했으며, 하바드 법과대학원을 우등 졸업한 데 이어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초당적으로 일한 것이 입증된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폼페오 국장은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와 관련이 있는데요. 따라서 폼페오 CIA 국장이 국무장관이 되면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강경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장에 이어 CIA 수장으로 지명된 해스팰 부국장은 어떤 인물이죠?
기자) 지난 1985년 CIA에 들어온 이후 요직을 두루 거친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태국에서 비밀감옥을 운영하면서 테러 용의자들을 물고문한 전력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폼페오 국장과 해스펠 부국장은 상원의 인준청문회를 거쳐야 정식 임명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가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데, 이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이클 코너웨이 공화당 의원은 12일 발표를 통해, 러시아가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기관들의 결론에 동의하지만,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와 트럼프 후보 진영이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진행자) 이런 결론은 정보위원회 전체 결론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공화당 측이 작성한 조사 결과 보고서 초안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과 합의된 내용이 아닙니다. 코너웨이 의원은 150쪽에 달하는 초안을 13일 민주당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하원 정보위원회 조사는 원래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위원장 책임 아닌가요? 왜 코너웨이 의원이 초안을 발표한 겁니까?
기자) 원래는 누네스 위원장 책임인데요. 누네스 의원은 조사 초기에 기밀 유출 혐의로 논란이 일자 조사 책임을 코너웨이 의원에게 넘겼습니다. 코너웨이 의원은 그간 정보위원회가 70명 이상의 증언을 들었고, 30만 쪽에 달하는 문건을 검토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내통 의혹과 관련해서 상원 조사뿐만 아니라 하원 조사도 논란이 많았는데, 공화당이 결국 증거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봤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너웨이 의원은 몇몇 잘못된 판단이나 만남이 있었지만, 내통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 2016년에 치러진 미국 선거에 개입한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제 발표에 대한 민주당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측 결론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애덤 쉬프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공화당이 당파적 목적을 사실보다 우선했다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이 자체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공화당이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12일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자기 진영과 러시아 사이에 내통이 없었다는 공화당 측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 결론이 정보기관들 결론과 상치되는 내용이 있는데, 정보기관들 쪽에서는 어떤 논평이 나왔나요?
기자) 국가정보국(DNI)에서 성명이 나왔는데요. 기존 조사 결과를 유지한다면서 정보위원회 조사 결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간 하원 정보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핵심 증인들이 증언을 거부하거나 증언을 해도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아서 조사를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나 호프 힉스 전 백악관 공보국장 등 트럼프 진영 참모들이 대거 비공개 증언에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이들의 증언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또 조사 초기에 민주, 공화 두 당이 초당적인 협력을 약속했지만, 이런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서는 이른바 ‘누네스 메모’로 홍역을 치렀죠?
기자) 맞습니다. 데빈 누네스 위원장은 연방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진영 인사를 도청하는 과정에서 도청 권한을 남용했다는 주장을 담은 메모를 발표해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누네스 메모가 나오자 민주당 측에서도 메모를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메모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메모를 발표했는데.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거의 한 달 간 공방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이제 하원 조사는 이대로 마무리된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지금으로서는 그런데요. 하지만 눈길을 끄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올해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 민주당 하원이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만일 이게 실현이 되면 현 애덤 쉬프 민주당 간사가 정보위원장이 돼서 조사를 이끌 가능성이 끕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첨단기술 업체인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한참 화제가 됐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제동을 걸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이런 명령을 내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해당 인수 건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준다는 겁니다. 백악관 측은 이번 명령이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점검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왜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걸 이해하려면 두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알아야 하는데요. 두 회사는 모두 첨단 칩(반도체)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진행자) 퀄컴 같은 경우는 특히 손전화 같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거의 모든 손전화에 퀄컴이 만든 칩이 들어가거나 아니면 퀄컴의 기술이 들어가 있을 만큼 퀄컴은 이동통신 분야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현재 브로드컴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업체가 퀄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퀄컴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가 있습니다.
진행자) 브로드컴이 지금은 미국 회사가 아니죠?
기자) 미국 회사가 아닙니다. 이 브로드컴도 세계적인 칩 제조업체인데, 현재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브로드컴이 미국 회사인 퀄컴을 인수하면 퀄컴의 첨단기술이 외부로, 특히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로드컴은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본사를 미국으로 옮길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으로 첨단기술이 유출되면 미국 국가안보에 해가 된다는 논리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퀄컴은 5G 같은 차세대 이동통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차 제작에 필요한 칩 기술도 보유한 것으로 아는데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이런 첨단기술이 중국에 흘러 들어갈 수 있고, 이게 결국 미국 안보에 손해라는 겁니다.
진행자) 방금 말한 5G 기술 같은 경우는 많은 나라가 개발에 뛰어든 상태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물론입니다. 5G는 대용량 정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데요. 특히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에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미국 일각에서는 퀄컴을 브로드컴이 인수하면 기술 유출로 미국 5G 시장을 중국 화웨이가 지배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기업에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미국 정부가 막는 사례가 종종 있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올해 1월에는 송금업체 머니그램이 중국 알리바바에 팔리는 것을 막았고요. 또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래티스반도체가 중국계 투자집단에 넘어가는 것을 막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