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어제(11일) 총기규제 강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총기 구매 허용 연령 상향 조정은 빠졌습니다. 국방부가 열병식 계획을 합동참모부에 통보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 탱크는 동원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일자리 31만3천여 개가 추가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17명이 목숨을 잃은 플로리다주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백악관이 어제(11일) 관련 방안을 공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갑론을박을 벌였던 백악관의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이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밝힌 구상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학교 안전을 위한 연방위원회 설립이 먼저 눈에 띕니다. 벳시 드보스 연방 교육부 장관이 위원장이 되는 학교안전위원회는 총기 구매 허용 연령 문제 등 학교 안전과 관련된 실천방안 등을 연구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직원을 무장시키는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데, 이 항목도 포함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교직원들의 무장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기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방안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죠?
기자) 네. 특히 교직원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가 심한데요.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는 이 방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군이나 사법당국에서 일하면서 총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거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직원만 무장시키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을 압수하는 방안을 쉽게 하는 방안을 주 정부에 촉구했고요. 총기구매 시 신원조회를 강화하는 방안도 강조했습니다. 또 정신질환 치료 체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구매 가능 연령을 올리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이 방안도 들어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글러스 고등학교 사건 이후 총기 구매 허용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항목은 백악관 발표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해당 항목은 NRA가 강하게 반대하는 방안입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백악관 발표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백악관이 NRA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대책을 내놓았다면서 민주당은 신원조회 강화와 공격형 소총 판매 금지 등 방안을 계속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총기 폭력 방지를 위한 브레이디 캠페인 측도 백악관 발표가 매우 부적절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에 총기 규제 강화와 관련해 연방 법무부 쪽에서도 눈길을 끄는 소식이 나왔더군요?
기자) 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발표한 내용입니다. 이른바 ‘범프스탁’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예산관리국(OMB)에 넘겼다는 내용입니다. OMB가 이 방안을 승인하면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 뒤 확정됩니다. 행정부 규정은 법이 아니기 때문에 연방 의회가 승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행자) 범프스탁이 뭡니까?
기자) 반자동 소총에 자동연사 기능을 부여하는 부품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때 범인이 범프스탁을 쓴 소총을 쏴서 희생자가 많이 났는데요. 이 사건 이후에 범프스탁 사용을 금지하자는 말이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언론보도를 보니까 NRA가 플로리다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것이라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주가 지난 9일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NRA가 이 가운데 한 항목을 문제 삼았습니다. 바로 총기 구매 허용 연령입니다.
진행자) 총을 살 수 있는 나이를 상향조정한 모양이군요?
기자) 네. 기존 18세에서 21세로 올리도록 했습니다. NRA는 이 항목이 미국 수정헌법 2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수정헌법 2조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 시민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항목입니다. NRA 측은 플로리다주가 만든 새 법이 범죄자들 때문에 법을 지키는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면서, 이는 연방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가 통과시킨 법에는 또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백악관이 어제 공개한 방안과 비슷한 항목이 많습니다. 조건이 되는 교직원들을 무장시키는 것을 지원하는 기금을 만들고요. 정신질환 치료 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을 지원합니다. 또 아까 말한 범프스탁 판매를 금지하는 항목도 들어갔습니다. 그 밖에 총을 사고팔 때 반드시 3일 대기 기간을 두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대기 기간을 두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신원조회 시간을 충분하게 보장하려는 조처입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가 해당 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공격형 소총’ 판매 금지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아는데, 이 항목은 빠진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항목은 특히 민주당이 강력하게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플로리다주 의회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참고로 플로리다주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는 용의자가 AR-15라는 공격형 소총을 썼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병식 개최를 지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모습을 드러냈군요?
기자) 네. 국방부가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보낸 메모에 나온 내용인데요. 11월 11일 재향군인의 날에 열병식을 하고 백악관에서 연방 의사당까지 행진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에서는 탱크는 동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열병식이라면 탱크를 비롯해 중무장한 장비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장비들은 빠지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로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내린 조처라고 합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탱크가 아니라 군용차들이 참가하는데요. 대신 비행기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군요.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의 목적이 세대에 걸친 미국 군인들의 업적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열병식이 열리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 트럼프 대통령이 열병식을 계획해보라고 지시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의 날’ 열병식을 참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파리 개선문을 배경으로 기마대 등 여러 부대가 위용을 자랑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짐 매티스 국방장관,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 등 고위 군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에서 열린 것 같은 열병식을 원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열병식 개최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은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이 굳이 그런 행사를 열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반면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열병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열병식을 하는 건 찬성하지만, 무기를 줄줄이 보여주는 옛 소련식 열병식에는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에 미국에서 열병식이 열렸던 게 언제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조지 H.W. 부시 대통령 때인 지난 1991년에 열병식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라크와 싸운 걸프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열병식이었는데, 군인 8천 명과 탱크, 헬기 등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열병식에는 돈이 얼마나 들었습니까?
기자) 1천200만 달러가 들었는데요. 현재 화폐 가치로 계산하면 대략 2천200만 달러 정도라고 하는군요. 이번 열병식에서는 최소 1천만 달러에서 최대 3천만 달러가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2월 일자리 통계가 나왔죠?
기자) 네. 연방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9일 발표했는데요. 지난 2월 비농업 분야 일자리 31만3천 개가 추가됐습니다. 이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진행자) 원래 예상치는 얼마였습니까?
기자)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는 20만 개였습니다. 그러니까 예상치를 훌쩍 넘은 거죠? 지난 1월에는 일자리 23만9천 개가 추가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부분별로는 일자리 수 추가 상황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건설 분야가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일자리 6만1천 개가 추가됐고요. 소매업과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분야가 각각 5만 개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일반제조업에서 3만1천 개, 그리고 금융 부분에서 일자리 2만8천 개가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2월 실업률은 4.1%로 1월하고 같은데요. 직장이 없는 사람의 수도 670만 명으로 1월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일자리 통계에서 또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항목이 시간당 임금상승률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2월 민간 비농업 부문 시간당 임금은 예상치보다 적은 $26.75로 전달보다 4센트 올랐습니다. 0.1% 상승한 건데, 1년 전과 비교하면 2.6% 오른 겁니다. 지난 1월에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는데, 이번에는 그에 못 미쳤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2월 통계를 보면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일자리 상승세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매달 평균 일자리 24만2천 개가 새로 생긴 셈입니다. 물론 임금상승률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 주목되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준이 실업률과 일자리 추가 수, 그리고 임금상승률 같은 고용시장 상태를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데요. 2월 통계를 보면 열흘 뒤에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